[삼성 이건희 25년] “10년 내 삼성 대표 제품은 사라져”

위기의식 속에 빛난 이건희 회장?어록

“지금이 진짜 위기다. 글로벌 일류기업들이 무너지고 있다. 삼성도 언제 어떻게 될 지 모른다. 앞으로 10년 내에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은 대부분 사라질 것이다. 다시 시작해야 된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앞만 보고 가자.” (2010년 3월 경영복귀 후)

이건희 삼성전자?회장의?리더십은 한발 빠른 ‘위기의식’에서 나온다.?그의 첫 위기 발언은 프랑크푸르트 선언이라 불리는 1993년 6월에 시작됐다. 그는?”국제화 시대에 변하지 않으면 영원히 2류나 2.5류가 될 것이다. 지금처럼 잘해봐야 1.5류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자”고 해 임직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무사안일을 질책하는 발언은 1998년 8월 임원?간담회에서 또 등장했다. 이 회장은 “삼성의 업종은 거의 세계 중하위급”이라며 “기존의 정보, 앞선 외국상품을 보면서도 ?위기의식을 느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11개 품목에서 세계 1등 자리에 오른 올해도 그의 긴장감은 줄어들지 않았다.?지난?1월 라스베가스?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참관 후 이 회장은?”정말 앞으로 몇 년, 몇 십 년 사이에 정신을 안 치라고 있으면 금방 뒤지겠다 하는 느낌이 들어서 더 긴장이 된다. 우리가 선진국을 따라가고, 우리가 앞서가는 것도 몇 개 있지만 더 앞서가야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임직원들의 자만심을 경계했다.

미래를?내다보는 통찰력도 지금의 삼성을 가능케 한??힘이다. 휴대폰과 관련해 그는 “휴대폰 품질에 신경을 써라. 반드시 1명당 1대의 무선 단말기를 가지는 시대가 온다”며 전화기를 중시해야 한다고 말했다.?애플과 노키아에 비해 출발은 늦었지만?단시간 내에 그들을 추월할 수 있었던?힘이다. 여기에는 후쿠다 보고서로 알려진 디자인 경영이 뒷받침 됐다.?보고서를 읽은 후 이 회장은 1993년 6월 프랑크푸르트에서?임직원들에게 “앞으로 세상은 디자인이 제일 중요해진다. 개성화로 간다. 자기 개성의 상품화,?디자인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파했다.

여성의 가능성을 일찌감치 간파해 여성과 남성간에 차별을 뒀던 오랜 관행을 깨는데 앞장서기도 했다. 지난해 여성임원 오찬 모임에서 “여성 임원은 사장까지 돼야 한다. 임원 때는 본인의 역량을 모두 펼칠 수 없을 수도 있으나, 사장이 되면 본인의 뜻과 역량을 다 펼칠 수 있으니 사장까지 돼야 한다”고 격려한 말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건희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도전’을 강조했다.

“삼성의 미래는 신사업, 신제품, 신기술에 달려 있다. 기업문화를 더 개방적이고 유연하며 혁신적으로 바꿔야 한다. 기존의 틀을 모두 깨고 오직 새로운 것만을 생각해야 한다. 실패는 삼성인에게 주어진 특권으로 생각하고 도전하고 또 도전하기를 당부한다.”

위기의식, 통찰력, 도전 정신으로 무장한 이건희 회장의 리더십이 오늘의 삼성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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