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길거리 청소년’의 大父 “늘 한국인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다”


베트남 사회적기업 ‘코토’ 설립한 ‘지미팸’ 대표,?불우청소년?700명 직업교육???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원장 이승환)이 13일 개최한 ‘2012 유네스코 국제이해교육 포럼’에 특별한 손님이 찾아왔다.

베트남에서 첫 사회적기업인 ‘코토(KOTO, Know One Teach One)’를 설립해 세계적인 명사가 된 지미팸(41 Jimmy Pham) 대표. 그는 한국계 베트남인이다. 베트남전 당시인 1967년 월남군 야전병원이 있던 붕타우에서 사업을 하던 문창석(1995년 작고)씨와 식당을 경영하던 베트남 어머니(현재 호주거주)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의 한국명은 문용철.

이날 행사장에는 그의 이복형인 문영진 우리밀 대표도 참석했다. 문영진씨는 “1995년 아버지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돌아가셨는데, 시신을 한국으로 운구해 온 용철이를 그때 처음 봤다”고 했다. 이후 교류를 하며 동생의 든든한 조력자가 돼주고 있다. 영진씨는 “용철이가 ‘노벨평화상을 받는 게 꿈’이라고 종종 말한다”며 “남을 도우며 뜻 깊은 인생을 살고 있는 동생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지미팸 대표는 “나는 늘 한국인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다”며 “이번 방문을 통해 한국문화를 더 많이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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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토?졸업생?100% 취업···?입학 경쟁율 10대1

코토는 식당과 연결된 교육센터다. 베트남의 길거리 청소년들을 교육시키고 일자리를 마련해주기 위해 1999년 설립했다. 현재 호치민과 하노이에서 교육센터와 식당을 운영 중이며 전체 직원은 100명, 학생은 200명이다.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등 많은 유명 인사들이 다녀가면서 베트남의 명소가 됐다. 코토에 자극을 받아 지난 10년간 베트남에 400여 개의 사회적기업이 설립되기도 했다.

호주에서 초중고와 대학을 마친 지미팸 대표는 투어가이드로 1996년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했을 때 길거리에서 구두닦이, 껌팔이를 하며 방황하는 수많은 청소년들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어떻게 하면 이들을 빈곤에서 구해낼 수 있을까 고민하다 1999년 무료 샌드위치 가게를 열고 20명의 빈곤 청소년을 데려와 요리, 영어 등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는 이유로 학업을 중퇴한 청소년들은 하루 16시간 일하면서 1달러를 벌고 있었다. 베트남의 많은 청소년들이 가족해체, 불안, 우울증으로 고통 받고 있다. 처음에는 이야기를 들어주고 음식을 제공하는 수준이었다. 근본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교육센터가 필요하겠다 싶어 코토를 설립했다.”

한 학생을 교육시키기에 위해 필요한 돈은 약 1만 달러. 개인자금과 식당 수입, 영국, 덴마크, 독일, 호주의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돈으로 충당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의 지원은 없다.?교육 프로그램은 호주의 복스힐 인스티튜트(Boxhil Institute)로부터 도움을 받았다. 2년 과정으로 운영되는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 13년간 500명의 요리사가 배출됐다. 지금은 베트남 최고의 요리학교로 자리 잡아 유명 호텔, 식당으로 100% 취업되고 있다. 취업나간 졸업생 중 20%는 경험을 쌓고 돌아와 학생들을 가르친다.

코토가 유명해지면서 경쟁률도 10대 1이나 된다. 입학기준은 불우한 환경의 아이들, 납치 유괴 등으로 팔려간 아이들, 불법이주민 아이들이다. 그밖에 변화의 열망이 있고, 따뜻한 인성과 인내력을 갖춘 아이들을 우선 선발한다.

가장 인상적인 학생에 대해 소개해 달라는 질문에 지미팸 때표는 “모든 학생들이 영감을 줬다. 그동안 많은 실수에도 불구하고 자랑스럽게 성장했다. 모든 졸업생의 이름과 그들의 사연을 알고 있다. 변화하는 모습에서 큰 기쁨을 얻는다”고 전했다.

지미팸 대표는 앞으로 코토 졸업생들이 개업하는데 도움을 주고 코토가 국립직업학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또 인근 국가인 미얀마, 캄보디아에도 코토 시스템을 전파한다는 계획이다.

“SK그룹 베트남 직원들이 코토를 방문해 김치, 책 등을 지원해 준 적이 있는데 그 이후 교류가 없다. 삼성, LG, 금호, 롯데 등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의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싶다. 현재 많은 베트남 기업들이 지원이 아닌 투자의 개념으로 우리를 돕고 있다. 한국에도 코토가 설립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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