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정세 브리핑] 미중 정상회담 D-5…대만해협 압박 속 ‘관리된 긴장’

대만 주변 中 군용기·함정 활동 지속…중간선 넘어 압박
트럼프-시진핑 24일 워싱턴 회담…무역·희토류·AI·대만 핵심 의제
오키나와 선거 뒤 일본 난세이 방위 강화…동중국해도 변수
대만 주변 군사활동 계속…중간선 넘어 압박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17일 오전 6시부터 18일 오전 6시까지 대만 주변에서 중국 인민해방군 군용기 28대와 해군 함정 7척, 공무선 2척이 포착됐다. 군용기 가운데 24대는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 북부·중부·서남부·동부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했다. 대만군은 전투초계기와 함정, 해안 미사일 체계로 상황을 감시했다고 밝혔다. 전날에도 중국 군용기와 함정의 활동이 이어져 대만 주변 군사적 압박이 연속적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미중 정상회담을 준비하면서도 대만 주변 활동을 줄이지 않는 것은 정상외교와 군사적 압박을 별도의 궤도로 운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상당수 군용기가 중간선을 넘어 활동 범위를 넓힌 점이 주목된다.
트럼프-시진핑 회담…무역 넘어 대만·AI까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4일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양국은 무역 휴전 연장과 중국의 미국산 제품 구매, 희토류와 핵심광물 공급, 첨단기술 통제뿐 아니라 대만과 인공지능(AI), 이란 문제 등을 폭넓게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담을 앞두고 양국 경제 당국도 AI와 희토류, 무역 문제 등을 놓고 조율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 주요 기업 경영진의 방미 일정 동행 가능성도 거론된다. 중국이 정상회담을 외교·안보뿐 아니라 통상과 산업 협상의 장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다만 대만 문제는 이번 회담의 가장 민감한 변수 가운데 하나다. 미국 내에서는 대중관계 안정 과정에서 워싱턴의 대만 정책이 어떻게 다뤄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만 문제는 미중관계뿐 아니라 일본과 역내 동맹국들의 안보전략에도 직접 연결돼 있다.
오키나와 선거 이후 난세이 방위 강화 주목
일본에서는 오키나와현 지사 선거 결과가 동북아 안보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추진해온 난세이 제도 방위력 강화와 미군기지 재편이 앞으로 어떤 속도로 진행될지가 관심사다. 오키나와와 요나구니섬은 대만과 가까운 제1도련선의 핵심 지역이다.
일본은 난세이 제도에 미사일 부대와 레이더 등 방위력을 지속적으로 확충해왔다. 중국 해군 함정과 군용기의 오키나와·난세이 제도 주변 활동도 잇따르고 있다. 대만해협의 긴장이 높아질수록 일본 남서부 도서 지역의 군사적 중요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동중국해에서도 중일 양국의 긴장은 이어지고 있다. 중국군의 해·공군 활동과 일본의 감시·대응이 일상화되는 가운데, 대만 유사시 난세이 제도가 미군과 일본 자위대의 주요 거점이 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양측의 경계가 강화되고 있다.
남중국해 충돌도 같은 흐름
동북아 바깥의 남중국해에서도 긴장은 이어졌다. 18일 필리핀 측은 팔라완 인근 해상에서 중국 해경 함정이 필리핀 수산자원국 소속 선박과 충돌해 난간과 갑판 등이 파손됐다고 밝혔다. 중국은 필리핀 측이 위험하게 접근했다며 책임을 부인했다.
남중국해 사건 자체는 동북아 사안은 아니지만 대만해협·동중국해와 함께 보면 중국 해경과 해군의 활동이 제1도련선 전반에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의 외교 메시지는 조절되고 있지만 현장의 군사·해경 활동은 계속되는 양상이다.
중국, 대미 조절 속 글로벌 사우스 확대
중국은 미국과의 정상외교를 준비하면서 글로벌 사우스와의 관계 확대도 병행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BRICS 회원국에 AI 분야 협력을 제안하며 개발도상국의 기술 역량 구축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중국은 AI와 디지털 인프라, 물류망을 앞세워 아시아·중동·아프리카·중남미 국가들과의 연결성을 확대하고 있다.
광시좡족자치구 핑루운하 개통도 이런 흐름의 하나다. 중국 서남부 내륙과 북부만을 연결하는 이 운하는 아세안 시장으로 향하는 물류거리를 단축하고 중국의 서부육해신통로를 강화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미국과의 전략경쟁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기술과 물류 양면에서 새로운 전략 공간을 넓히는 모습이다.
‘대화와 압박’ 병행하는 동북아
현재 동북아는 ‘긴장 관리’와 ‘군사적 대비’가 동시에 진행되는 국면이다. 미중은 정상회담을 통해 무역·기술·안보 갈등을 관리하려 하지만 대만 주변에서 중국군 활동은 계속되고 있다. 일본은 난세이 제도의 방위태세를 강화하고 있고 미국 역시 대만과 첨단기술 문제를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로 다룰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24일 정상회담의 핵심은 미중관계가 화해 국면으로 들어서느냐보다 양측이 충돌 위험을 어느 수준까지 관리할 수 있느냐에 있다. 무역 휴전이 연장되더라도 대만해협과 동중국해의 군사적 경쟁까지 곧바로 완화될지는 별개의 문제다.
이번 주 동북아 정세에서 주목할 대목은 24일 미중 정상회담에서 대만 문제가 어느 수준으로 다뤄지는지, 정상회담 전후 중국군의 대만 주변 활동이 어떻게 변하는지, 일본의 난세이 제도 방위 강화가 어떤 속도로 진행되는지, 미중 희토류·AI·반도체 협상에서 어떤 접점이 마련되는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