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말은 곧 영이며, 생명의 원천입니다”
요한복음 6장
“살리는 것은 영이니 육은 무익하니라 내가 너희에게 이른 말은 영이요 생명이라”(요 6:63)
말은 곧 영이며, 생명의 원천입니다. 태초에 언어가 있었습니다. 그 언어는 만물을 창조한 생명 그 자체였습니다. 우리는 신적 언어에 의해 생긴 질서(cosmos)를 우주(cosmos)라고 부릅니다. 우주는 혼돈에서 질서로, 혼란에서 아름다움으로 변화된 창조의 흔적입니다. 이 창조의 모든 과정이 하나님의 말씀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인간 또한 그 생명의 언어로 만들어진 언어적 존재입니다. 우리는 단순히 생존을 위한 말을 주고받는 동물이 아니라, 언어를 통해 삶의 의미를 찾고, 스스로를 형성하며, 타인과 세계를 이해하는 존재들입니다. 뿐만 아니라 인간이 언어적 존재라는 것은 말씀이신 하나님과 소통할 수 있는 존재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인간은 하나님과의 관계성 속에서 삶의 의미와 목적에 대해 알아가고, 인간됨의 본질을 발견하도록 만들어졌습니다. 성경 말씀을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좋은 교훈을 발견하는 것 이상입니다. 그 말씀이 우리 안에 살아 역사하며, 우리 삶에 생명을 불어넣습니다.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기록되었으되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 하였느니라”(마 4:4)
사람들은 자주 그 신적 언어의 흔적을 놓치고는 합니다. 인간의 언어가 피곤한 정보의 나열로, 혹은 상처를 입히는 도구로 변질될 때가 얼마나 많습니까? “살리는 것은 영이니 육은 무익하니라” 살리는 영으로서의 언어가 아니라 죽이는 육으로서의 언어도 있습니다.
이 시대 언론의 언어가, 정치인들의 언어가 이 사회를 어떻게 만들고 있습니까? 부모의 언어가 아이들을 어떻게 만들고 있습니까? 우리의 언어가 세상을 어떻게 만들어가고 있습니까?
우리는 언어를 가지고 존재의 집을 짓습니다. 잘 짓지 않으면 짖게 됩니다. 오늘날 시끄럽게 짖어대는 소리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통스러워 하는지 모릅니다. 나는 짓고 있는지, 아니면 짖고 있는지 생각해 봅니다.
하나님은 말씀으로 천지를 지으시고 보기에 좋다고 하셨습니다. 또한 말씀으로 영원히 거할 집을 지으셨습니다. “내 아버지 집에 거할 곳이 많도다”(요 14:2) 이 존재의 집은 비좁지 않습니다. 내가 지은 집에는 내가 너무도 많아서 그 누구도 쉴 곳이 없지만, 하나님이 지으신 집은 모든 이가 함께 살아도 쉴 수 있는 천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