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네 믿음을 보이라(Show your faith)”
누가복음 24장
“너희는 이 모든 일의 증인이라”(눅 24:48)
그리스도인은 복음의 증인입니다. 증인이란 법정 용어입니다. 법정에 가면 증인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판사도 있고 검사도 있고 변호사도 있습니다.
변호사에게는 법을 얼마나 깊이 이해하고 있는지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사건의 특성에 맞게 판례를 연구하며, 전략을 수립하는 능력 또한 중요합니다. 법정에서의 풍부한 경험과 탁월한 언어 구사력, 임기응변력도 변호사에게 필요한 덕목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변호사가 되려면 시험을 통과하거나 정해진 연수 과정을 수료하는 등의 자격을 갖추어야 합니다. 이를 통해 법률적 전문성을 인정받아야 비로소 변호사가 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판사나 검사에게도 비슷한 자질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세 직업의 결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증인은 판사도 아니고 검사도 아니고 변호사도 아닙니다. 공부를 열심히 하거나 무언가를 배운다고 증인이 되지 않습니다. 뛰어난 언변과 탁월한 지적 능력이 있다고 증인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증인의 능력은 증인에게 있지 않습니다. 사건에 있습니다. 사건이 증인에게 능력을 부여합니다. 오직 사건만이 증인을 만듭니다. 사건 현장에 있었다는 것은 그 자체로 증인이 될 자격이 충분하다는 뜻입니다.
그리스도인은 예수 그리스도를 변호하는 변호인이 아니라 십자가와 부활 사건을 증언하는 증인입니다. 보고 들은 것, 자신이 경험한 것을 있는 그대로 증언하는 사람입니다. 복음을 증언하려 하지 않고 자꾸 변호하려 하는 이유는 어쩌면 사건을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나님은 변호인이 필요하지 않으십니다. 도리어 하나님이 우리를 변호하실 뿐입니다. 증인된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학력이나 스펙일까요? 기억력이 아닐까요? 은혜에 대한 선명한 기억, 구원 사건에 대한 명확한 기억이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단, 증인의 상태가 증언의 신뢰도에 영향을 줍니다. 이 시대는 그리스도인들이 자신의 증언을 변론해야 하는 시대입니다. 증언에 대한 추가 변론이 필요한 것은 위증 경력이 화려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말하기를 너는 믿음이 있고 나는 행함이 있으니 행함이 없는 네 믿음을 내게 보이라 나는 행함으로 내 믿음을 네게 보이리라 하리라”(약 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