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가라지와 알곡…”함께 자라게 두라”
마태복음 13장
“주인이 이르되 가만 두라 가라지를 뽑다가 곡식까지 뽑을까 염려하노라 둘 다 추수 때까지 함께 자라게 두라 추수 때에 내가 추수꾼들에게 말하기를 가라지는 먼저 거두어 불사르게 단으로 묶고 곡식은 모아 내 곳간에 넣으라 하리라”(마 13:29-30)
예수님의 이 이야기는 천국 비유입니다. 하나님이 천국을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 가시는지 알려주시기 위한 비유라는 것입니다.
천국을 이루는 방식에 있어 종과 주인의 극명한 생각 차이가 발생했습니다. 종은 가라지를 제거하는 방식으로 천국을 만들고자 했지만, 주인은 그러다가 도리어 천국을 망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하나님 나라는 가라지를 제거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며, 하나님께는 가라지를 제거하는 것보다 알곡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왜 가라지를 내버려 두시는가? 이 세상에 악이 횡행하는데, 하나님은 왜 가만히 계시는가? 하나님은 과연 정의로우신가? 이것이 종들의 답답함이었습니다. 당장 나가서 가라지를 다 뽑아버리고 싶은 종들의 조급함이었습니다.
예수님은 문제의 본질을 보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의 시선은 땅속에 있었습니다. 땅 위에 돋아난 가라지와 알곡의 문제가 아니라, 땅속에 있는 뿌리의 문제라고 알려주시는 것입니다. 가라지와 알곡이 땅 위에서는 따로따로인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근원으로 들어가 보면, 문제의 뿌리로 들어가 보면 그 뿌리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종은 보이는 세계만 보고 주인에게 졸라댔는데, 주인이 보고 있는 것은 종이 미처 인식하지 못하는 영역까지였습니다.
우리는 쉽고 간단하게 선과 악의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합니다. 스스로 생각해 낸 방법과 묘책을 적용하고자 시도합니다. 하지만 예수님이 말씀하십니다. 그저 악을 축출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런 식으로는 악이 해결되지도 않을 뿐더러 선을 잃어버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십니다.
우리는 선과 악을 단순하게 판단하고 문제를 뿌리 뽑고자 하지만 뿌리의 세계로 들어가보면 생각보다 복잡하게 뒤엉켜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수님은 그 세계를 보고 계시는 것입니다.
알곡이 익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그때가 되면 뿌리를 뽑지 않고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바로 추수입니다. 종들이 주장한 방법은 뿌리 뽑기였지만, 주인이 생각하고 있는 방법은 추수였습니다.
“이는 내 생각이 너희의 생각과 다르며 내 길은 너희의 길과 다름이니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이는 하늘이 땅보다 높음 같이 내 길은 너희의 길보다 높으며 내 생각은 너희의 생각보다 높음이니라”(사 55: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