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기적보다 신비한 믿음

마태복음 8장

“예수께서 들으시고 놀랍게 여겨 따르는 자들에게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스라엘 중 아무에게서도 이만한 믿음을 보지 못하였노라”(마 8:10)

사람들은 예수님의 기적을 보고 놀랐지만, 예수님은 사람의 믿음을 보고 놀라셨습니다. 예수님께 기적은 마음먹으면 언제라도 일으킬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대단한 기적이라도 그것을 본다고 믿음이 저절로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예수님이 “요나의 표적밖에는 보여줄 표적이 없다”고 말씀하신 이유입니다.

예수님은 백부장의 믿음을 보시고 놀라셨습니다. 사람들은 기적이라도 보여주면 믿겠다고 말하면서 정작 기적을 보고도 믿지 못했는데, 백부장은 예수님이 기적을 보여주시기도 전에 믿었습니다.

“백부장이 대답하여 이르되 주여 내 집에 들어오심을 나는 감당하지 못하겠사오니 다만 말씀으로만 하옵소서 그러면 내 하인이 낫겠사옵나이다”(마 8:8) 그는 기적을 보고 믿은 게 아니라 믿음으로 기적을 보게 된 것입니다.

사람이 신앙을 가진다는 것이 얼마나 신비한 일인지 모릅니다. 하나님의 존재가 믿어지고, 예수님이 그리스도시요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것이 믿어지는 것은 그 어떤 초월적 현상보다 아름다운 일입니다.

과학기술이 최첨단을 달리는 이 시대에, 물질만능주의로 인해 보이는 것이 전부인 줄 아는 분위기 속에서 내가 신앙을 갖고 있다는 것, 수천 년 전에 기록된 고문서의 내용이 21세기에 사는 나를 향하신 하나님의 말씀으로 들린다는 것, 이것이야말로 가장 큰 기적 아닐까요?

마태복음에 나오는 아이러니가 있습니다. 예수님을 가장 먼저 알아보고 경배했던 사람들이 이방인이었다는 사실입니다. 게다가 그들은 점성가였습니다. 예수님께 처음으로 경배드리는 영광을 누렸던 사람들이 유대인이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백부장도 이방인이었습니다. 그는 황제를 주님(퀴리오스)이라고 부르는 로마인이었습니다. 오랜 시간 하나님을 잘 믿어왔다고 자부했던 유대인들은 도리어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고 말았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내가 잘 믿고 있다는 착각만큼 믿음에 방해가 되는 것은 없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인자가 올 때에 세상에서 믿음을 보겠느냐”(눅 18:8)

베이직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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