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베들레헴의 별처럼…”진리는 늘 우리 곁에서 은은하게 빛나고 있어”
마태복음 2장
“박사들이 왕의 말을 듣고 갈새 동방에서 보던 그 별이 문득 앞서 인도하여 가다가 아기 있는 곳 위에 머물러 서 있는지라 그들이 별을 보고 매우 크게 기뻐하고 기뻐하더라”(마 2:9-10)
메시아의 탄생을 알리는 별은 밤하늘에 찬란하게 빛났을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합니다. 메시아의 탄생을 알릴 정도의 별이라면 당연히 두드러지게 밝고 특별해야 한다는 믿음이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은 성경 어디에도 그 별의 밝기에 대한 언급이 없습니다. 여러 천문학자들이 마태복음 2장에 기록된 별의 정체에 대해 연구해봤지만 그 별의 흔적은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 있습니다. 만약 그 별이 다른 별들을 압도할 만큼 밝았다면 그러한 천문현상은 동서양의 다른 천문 기록들에도 남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런 기록은 찾을 수가 없습니다.
이 별은 사람들 눈에 쉽게 띄지 않는 별이었습니다. 마태복음 2장에 따르면 헤롯 왕은 물론이고 대제사장과 서기관들도 이 별의 출현에 대해서 알지 못했습니다. 헤롯 궁전의 연구원들 눈에도 보이지 않았고 한밤중에 양을 치던 목자들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이 별은 유독 동방박사들의 눈에만 보였던 것입니다.
동방박사, 오늘날로 말하자면 천문학자입니다. 밤하늘을 매일 유심히 관찰하며 밤하늘에서 일어나는 모든 미세한 변화들을 기록하고 해석하는 사람들입니다.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미세한 변화였지만 동방박사들은 그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들은 그 작은 변화가 의미하는 바에 대해 논쟁했을 것입니다. 당시 모든 자료들을 총동원하여 그 별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오래 전부터 유대지역에 내려오던 메시아 탄생의 징조와 예언에 대해 알게 되지 않았을까요?
베들레헴 별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밝지 않았습니다. 밤하늘의 뭇별들과 섞여 있었습니다. 구약성경은 오실 메시아의 모습을 이렇게 묘사합니다. “그는 메마른 땅에 뿌리를 박고 가까스로 돋아난 햇순이라고나 할까? 늠름한 풍채도, 멋진 모습도 그에게는 없었다. 눈길을 끌 만한 볼품도 없었다.”(이사야 53:2, 공동번역) 이처럼 예수님이 너무 평범했다는 것이 당시 사람들이 예수님을 믿지 못했던 이유였습니다.
예수님은 특별하고 기적적인 순간에만 우리 곁에 머무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특별하게 다가오기도 하시지만, 우리의 일상 전체가 특별한 은혜라는 것을 알려주시는 분이십니다.
베들레헴의 별이 밤하늘의 뭇별 사이에 있었던 것처럼 진리는 늘 우리 곁에서 은은하게 빛나고 있습니다. 그것을 모르고 사는 사람과 알고 사는 사람이 있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