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씀씀이와 됨됨이…”돈을 어디 쓰는지 보면 마음의 생김새 보여”
마태복음 6장
돈이 뭘까요? 도대체 돈이 뭐길래, 그 돈을 벌자고 수많은 사람들이 오늘도 전쟁같은 하루를 살까요? 돈 때문에 사람이 죽기도 하고, 돈 때문에 사람을 죽이기도 하는 세상입니다. 사람이 돈을 만지면 마음이 변하고 돈이 생기면 태도가 바뀝니다. 수익이 보장되면 없던 열정도, 없던 용기도 생깁니다. 돈 때문에 결혼도 하고, 돈 때문에 이혼도 합니다. 통장 잔고가 넉넉하면 마음이 여유로워지고 잔고가 바닥을 보이면 불안해지는 것이 인지상정 아닌가요?
또한 이 시대 돈은 사람과 기업과 국가의 신뢰도를 평가하는 기준이 되었습니다. 보증금과 계약금이라는 것이 왜 있겠습니까? 가장 믿을만한 것이 돈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돈을 걸고 약속하는 것입니다. 심지어 거짓도 진실로 둔갑시키고, 진실도 외면하게 만드는 힘이 돈에 있습니다.
돈은 물질입니다. 그러나 그저 물질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영적입니다. 예수님은 돈과 우리의 관계를 이렇게 지적하셨습니다. “네 보물 있는 그 곳에는 네 마음도 있느니라”(마 6:21) ‘돈이 이끄는 삶’이 죄인이 살아가는 삶의 방식이라는 것입니다.
요즘 사람들은 ‘나는 누구일까’에 적지 않은 관심을 기울이고 삽니다. 나를 알고 싶어서 심리검사도 많이 합니다. 그런데 내가 누구인지를 알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 있습니다. 나의 일년 카드사용 내역서를 보면 됩니다. 내가 돈을 어디에다 쓰고 있는지를 보면 내 마음의 생김새를 알 수 있습니다. 나의 소비패턴, 그게 솔직한 내 모습이고 내 가치관이고 삶의 방향성입니다. 지출내역서가 말해주는 나에 대한 정보가 아마도 웬만한 심리검사 결과보다 더 정확하지 않을까요?
예수님의 비유 중에 돈이 소재로 등장하는 비유들이 있습니다. 돈이 소재로 등장하는 비유는 대체로 그 비유 속에 나오는 종이나 청지기의 돈을 다루는 태도가 그의 됨됨이의 평가 기준이 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달란트 비유(마 25)도, 불의한 청지기 비유(눅 16)도 재물의 씀씀이가 그 사람의 됨됨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돈은 단순한 물질이 아니라, 나의 내면 깊숙한 곳에 자리한 욕망과 가치를 비추는 거울입니다. 돈의 흐름은 삶의 방향을 가리키고, 그 방향은 내가 무엇을 궁극적인 목적으로 삼고 있는지를 말해줍니다. 나의 지출내역은 내가 누구라고 말해주고 있는지, 내가 사랑하는 대상은 무엇이라고 얘기하는지, 내 삶의 주인이 누구라고 말해주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