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응답으로부터 자유로운 기도
에스겔 36장
“너희 사방에 남은 이방 사람이 나 여호와가 무너진 곳을 건축하며 황폐한 자리에 심은 줄을 알리라. 나 여호와가 말하였으니 이루리라. 주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셨느니라. 그래도 이스라엘 족속이 이같이 자기들에게 이루어 주기를 내게 구하여야 할지라”(겔 36:36-37)
하나님은 당신께서 확실하게 이루겠다고 장담하신 일을 놓고 기도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미 이루어진 것과 다름 없는 일을 두고 굳이 왜 기도해야 할까요?
우리가 열심히 기도하면 하나님이 일하시기가 좀 수월해지고, 우리가 기도하지 않으면 하나님이 일을 하시는데 어려움을 겪으시는 것일까요? 홀로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이 무슨 능력이 아쉬워서 인간에게 기도를 부탁하시겠습니까?
기도는 관심입니다. 기도하다 보면 관심이 생기고, 관심이 생기면 기도하게 되어 있습니다. 관심 있는 사람의 눈에만 보이는 것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디테일입니다.
관심과 기도의 선순환 속에서 인간은 하나님이 하시는 일의 디테일을 보는 특권을 누리는 것입니다. 다니엘은 굳이 기도하지 않아도 이루어질 일을 놓고 기도했습니다.
“나 다니엘이 책을 통해 여호와께서 말씀으로 선지자 예레미야에게 알려 주신 그 연수를 깨달았나니 곧 예루살렘의 황폐함이 칠십 년만에 그치리라 하신 것이니라 내가 금식하며 베옷을 입고 재를 덮어쓰고 주 하나님께 기도하며 간구하기를 결심하고”(단 9:2-3)
다니엘이 기도만 했겠습니까? 기도하다 보면 기도만 하지 않게 됩니다. 그는 바벨론의 총리로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고국으로 돌아가는데 필요한 모든 행정적이고 제도적인 준비를 마련해 놓지 않았을까요? 하나님의 일이 내 일이 되는 거룩한 동역이 시작된 것입니다.
우리는 ‘기도제목이 이루어졌는가, 이루어지지 않았는가’에 관심이 너무 많습니다. 기도에 있어 응답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입니다.
에스겔 36장 36, 37절 말씀은 우리의 기도 초점을 응답으로부터 멀찍이 떨어뜨려 놓습니다. ‘응답 받기 위한 기도’가 아니라 ‘응답으로부터 자유로운 기도’를 소개하고 있는 것입니다.
응답에 집중하다가 기도의 대상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돌이켜 봅니다. 이루어질지 이루어지 않을지에 너무 집착하다가 일을 이루시고 성취하시는 여호와 하나님과의 대화를 잃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