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예배는 내가 신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하는 자리”
에스겔 28장
“인자야 너는 두로 왕에게 이르기를 주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되 네 마음이 교만하여 말하기를 나는 신이라 내가 하나님의 자리 곧 바다 가운데에 앉아 있다 하도다 네 마음이 하나님의 마음 같은 체할지라도 너는 사람이요 신이 아니거늘”(겔 28:2)
두로는 바다를 장악했던 나라입니다. 고대 근동의 바다는 공포와 두려움 그 자체였습니다. 미지의 세계였고 신적인 영역이었습니다. 그런 바다를 장악했으니 당시 두로의 위세가 어떠했겠습니까? 사람들은 두로의 왕을 신과 동급으로 여겼습니다. 두로 왕 스스로가 자신을 신이라고 칭하는 말에 반박할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인간이 신이 되려고 하면 짐승 같아집니다. 아무도 넘볼 사람이 없고, 말 한 마디면 다 되고, 거칠 것이 없어지면 사람은 반드시 교만해집니다. 교만은 결국 패망을 불러오는 것 아니겠습니까?
“네가 너를 죽이는 자 앞에서도 내가 하나님이라고 말하겠느냐 너를 치는 자들 앞에서 사람일 뿐이요 신이 아니라”(겔 28:9)
두로 왕을 향한 하나님의 일갈입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에스겔을 부르는 호칭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에스겔을 “인자야!”라고 부르시는데 히브리어로는 “벤아담!”, ‘아담의 후손아!’라는 뜻입니다. 아담은 고유명사인 동시에 사람이라는 뜻의 일반명사이기도 합니다. 두로 왕을 향하여 “너는 사람일 뿐이라”고 하실 때도 ‘아담’이라는 단어가 사용됩니다. 패권국가의 왕이나 포로살이 하는 선지자나 다 똑같은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예배의 자리란 “너는 사람일 뿐”이라고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자리입니다. 사람의 사람됨과 하나님의 하나님되심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곳입니다. 내가 하나님이 아니라는 것을, 내가 신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하는 자리입니다.
인간은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을 찬양할 때 비로소 인간의 인간됨을 배웁니다. 따라서 우리가 하나님을 경외한다는 것은 인간 되는 것부터이고, 사람다워지는 것부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인간이 인간이 되지 않고 제자가 되는 길이 있을까요? 사람이 사람답지 않고 성도다울 수 있는 길이 과연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