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오래 묵힌다고 최고급 와인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예레미야애가 3장
시간이 지나면 상해버려서 음식을 먹을 수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어떤 경우는 시간이 지날수록 숙성되어서 더 깊은 맛을 내기도 합니다. 무슨 차이일까요? 음식이 놓여 있는 환경의 차이입니다. 어떻게 보관하느냐에 따라 맛의 깊이가 달라지는 것입니다.
예레미야의 인생은 쓴 맛 자체였습니다. 인생의 쓴 맛을 그가 얼마나 많이 보며 살았는지 모릅니다. 고초와 재난과 상심과 낙심을 거의 매일 맛보는 삶이었습니다. 그런데 고초와 재난과 상심과 낙심을 마음에 담아두었더니 그것이 오히려 소망으로 발효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그는 고백합니다.
“내 고초와 재난 곧 쑥과 담즙을 기억하소서 내 마음이 그것을 기억하고 내가 낙심이 되오나 이것을 내가 내 마음에 담아 두었더니 그것이 오히려 나의 소망이 되었사옴은 여호와의 인자와 긍휼이 무궁하시므로 우리가 진멸되지 아니함이니이다”(애 3:19-22)
고난을 겪는다고 다 깊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어려움을 겪으며 망가지고 폐인이 되는 사람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어디에 있는가 입니다. 내 인생의 보관 상태가 중요합니다.
갓 만들어진 와인은 타닌이라는 성분 때문에 떫고 쓴 맛이 강합니다. 과일 향 특유의 달콤함이 진하기도 하지만 맛의 요소들이 서로 따로 노는 느낌인데, 시간이 지나면서 모든 요소가 섬세하게 어우러진 맛을 내게 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저 오래 묵힌다고 최고급 와인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보관 상태가 와인의 숙성에 굉장히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보관에 있어 최적의 조건을 갖추기 위해 와인메이커들이 얼마나 많이 연구하는지 모릅니다.
주님은 물과 같은 우리 삶을 포도주로 변화시키시는 와인메이커이십니다(요 2). 만드실 뿐만 아니라 숙성까지 담당하십니다. 우리는 낙심과 상심을 마음에 담고 살지만, 주님은 마음이 상한 자를 당신의 마음에 담으시고는 보관과 숙성을 시작하시는 것입니다.
주 밖에 있으면 변질이고, 주 안에 있으면 숙성입니다. 내가 주님 안에 거하고 주님이 내 안에 거하시면 내 인격이 예수님을 닮아가는 것입니다. 그렇게 풍미와 깊이가 더해가는 삶에서 그리스도의 향기가 풍기게 되리라고 믿습니다.
“기다리는 자들에게나 구하는 영혼들에게 여호와는 선하시도다 사람이 여호와의 구원을 바라고 잠잠히 기다림이 좋도다 사람은 젊었을 때에 멍에를 메는 것이 좋으니 혼자 앉아서 잠잠할 것은 주께서 그것을 그에게 메우셨음이라”(애 3:2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