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혹시 저게 내 모습은 아닐까?’
에스겔 12장
“그러므로 너 사람아, 그들이 보는 앞에서 포로로 끌려가는 사람처럼, 대낮에 짐을 사 가지고 길을 떠나거라. 그들이 보는 앞에서, 포로로 끌려가는 것처럼, 네가 살고 있는 그 곳에서 다른 곳으로 떠나가거라. 그들이 반역하는 백성이기는 하지만, 혹시 그것을 보고서 깨달을 수도 있을 것이다.”(겔 12:2, 새번역)
우리는 늘 자신의 육성을 듣습니다. 내가 내는 목소리가 내 귀에 들리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런데 나에게 들리는 내 목소리와 남이 듣는 내 목소리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어딘가에 녹음된 내 목소리를 들어보면 평소 내가 듣던 내 목소리와 달라서 어색함을 느낍니다. 타인에게 내 목소리가 이렇게 들리냐고 물어보면 실제로 그렇다고 합니다.
탁구나 테니스, 골프와 같은 스포츠는 폼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입문 단계에서 가장 많이 지적받는 것이 폼이고, 정확한 스윙 자세가 잡히기까지 얼마나 많은 반복훈련이 필요한지 모릅니다. 어떤 사람은 골프를 시작한지 20년이 되어가는데도 스윙 폼 레슨을 지속적으로 받기도 합니다. 전문가가 봐주지 않으면 나로서는 알기 어려운 점이 그만큼 많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내 몸에서 나는 냄새도 마찬가지입니다. 내 표정이나 말투도 그렇습니다. 자기 자신은 잘 모르는 자신의 모습이 있습니다. 나보다 타인이 훨씬 더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는 내 면모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레슨도 받고, 상담도 받고, 타인의 피드백을 구하기도 하는 것입니다. 누군가가 얘기해주기 전까지 사람이 자신의 실상을 스스로 안다는 것은 몹시 어려운 일입니다.
자신의 상황 파악이 전혀 안되고 있는 남유다 백성들을 위해 하나님은 특별한 시청각 자료를 준비하셨습니다. 에스겔로 하여금 대낮에 포로 행장을 꾸리고 어디론가 끌려가는 기행을 보이게 하셨습니다. 남유다가 딱 이런 모양새라는 것입니다. 네 꼴을 좀 보라는 것입니다. 에스겔의 이상한 행동을 보고 에스겔을 향해 손가락질하는 사람들이 있었겠지만 ‘혹시 저게 내 모습은 아닌가?’ 스스로를 돌아보았던 사람들도 있었을 것입니다.
타인의 몸에서 나는 냄새를 맡고 눈살만 찌푸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기 자신의 몸에서는 어떤 냄새가 나는지 물어보는 사람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거슬리는 말투를 듣고는 자신의 말버릇을 점검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눈에 거슬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나님이 나에게 보내주신 에스겔일 수 있습니다. 그 사람을 보고 나 자신에 대해 깨달으라고 말입니다. 형제의 눈 속에 왜 자꾸 티가 보이는 걸까요? 내 들보가 형제의 눈동자에 반사된 것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들이 반역하는 백성이기는 하지만, 혹시 그것을 보고서 깨달을 수도 있을 것이다”(겔 12:2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