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길의 영화산책] 토드 헤인즈 감독, ‘메이 디셈버’

메이 디셈버 포스터

점점 미궁에 빠지면서 미로를 헤매는 3인의 캐릭터. 2시간 영화는 3시간이라고 착각할만큼 시공간을 자유자재로 편집한다. 선율은 과격한 집중과 단절로 챕터를 나눠준다. 지루한 긴장 속에서 두 여자의 내밀함은 추적하기 힘든다.

넘치도록 감성주의 연출의 진미를 보여주는 토드 헤인즈 감독(‘캐롤’의 압도적 연출)이 독립영화 한 편을 만들어 보는 과정의 독립영화로 한 획을 그었다.

메이 디셈버 한 장면

페미니즘인 척하지 않으면서 지극한 페미니스트적 쏠림으로 뼈대를 추리는 연출. 줄리안 무어의 탁월한 밑그림 포용감, 나탈리 포트만의 광기어린 치밀함, 한국계 찰스 멜튼의 싱싱한 연기는 삼위일체였다.

자신의 길이 늘 옳을 순 없다. 타인이 내 길을 인정해주고 박수쳐 주면 감사할 따름이다. 자신을 타인에게 강요할 때 뒤틀리는 비극이 된다. 모든 사랑엔 빈틈이 만연한다. 지탄 받았던 사랑을 애써 봉인하며 살아가는 커플에게 한 취재자가 나타나 서서이 스며든다. 진실이라 주장하지만 거짓이라는 증거도 보이지 않는다. 3인의 밀고 당기는 심리극 긴장감이 객석을 뱀의 무리처럼 똬리를 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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