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소돔과 고모라’…독이 복으로 보이는 착시현상
창세기 13장
“그 땅이 그들이 동거하기에 넉넉하지 못하였으니 이는 그들의 소유가 많아서 동거할 수 없었음이니라 그러므로 아브람의 가축의 목자와 롯의 가축의 목자가 서로 다투고”(창 13:6-7)
아브라함도 롯도 재산이 많았습니다. 아브라함의 경우에 한 국가와 맘먹을 정도의 군사력과 경제력을 갖춘 엄청난 대부호였습니다. 집안에 전투가 가능한 군인 숫자만 300명이었습니다. 아브라함과 롯에 속한 사람들만 해도 수백 명은 족히 되었을 것이고 가축들만 수천 마리는 되었을 것입니다. 목초지가 웬만큼 넓어서는 그들을 다 감당할 수 없었습니다.
사람의 욕심과 필요의 크기가 자원의 크기를 항상 넘어서기 때문에 사람 모인 곳에 경쟁과 갈등이 늘 있습니다. 아브라함의 목자들과 롯의 목자들이 자주 마찰을 빚었습니다. 소유권 싸움과 주도권 싸움입니다.
이 상황을 보고 아브라함은 롯과의 분리를 결정합니다. 이 때 아브라함의 결정이 인상적입니다. 그는 롯에게 땅 선택의 우선권을 양보했습니다. 오늘날로 치면 분양권을 뒷 사람에게 넘긴 셈입니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아브라함이라고 좋은 땅에 대한 필요가 없었겠습니까? 자기 식솔들을 먹여 살려야 하는 책임이 있었습니다. 아브라함 정도면 땅을 보는 안목도 상당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브라함은 롯에게 결정권을 넘깁니다.
아브라함의 제안에 롯은 그 당시 노른자 땅, 소돔과 고모라를 선택합니다. 요단강과 인접한 강세권(江勢權)이었습니다. 복 받은 땅이었습니다. 그렇게 롯은 복을 따라, 복이 있는 곳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복인 줄 알았던 것이 복이 아니라 독이었습니다. 복에 목말랐던 롯에게 독이 복으로 보이는 착시현상이 생긴 것입니다.
하나님은 복을 좇아 살라고 우리를 부르지 않으셨습니다. 복이 되라고 우리를 부르셨습니다. 내가 복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몰리는 복에 목마르지 않는 인생을 살게 하십니다. 더 이상 복이 고프지 않아서 상대에게 주도권을 양보하고도 불안하지 않는 삶을 살게 하십니다.
“내가 너로 큰 민족을 이루고 네게 복을 주어 네 이름을 창대하게 하리니 너는 복이 될지라“(창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