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선악과는 왜 에덴동산 중앙에 있었을까?
창세기 3장
“동산 중앙에 있는 나무의 열매는 하나님의 말씀에 너희는 먹지도 말고 만지지도 말라 너희가 죽을까 하노라 하셨느니라”(창 3:3)
선악과는 에덴동산의 중앙에 있었습니다. 위치가 이상하지 않습니까? 먹어서도 안되고 만져서도 안되는 것이라면 안보이는 곳에 숨겨둬야 하는게 상식입니다. 선악과는 아담과 하와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눈길이 닿지 않는 곳에 있어야 했습니다. 아니, 아예 처음부터 그런 위험한 것은 없었으면 좋았을 텐데 말입니다. 그런데 왜 하나님은 선악과를 굳이 만드셨고, 그것도 하필이면 너무 잘 보이는 동산 중앙에 두셨을까요?
선악과의 위치가 선악과가 만들어진 의도를 드러냅니다. 하나님의 의도적인 위치 선정이었습니다. 아담과 하와가 에덴동산 어디에 있든 시야에 들어올 수 밖에 없는 곳에 선악과를 두신 것입니다. 안보고 싶어도 볼 수밖에 없는 것, 매일 두 눈으로 똑똑히 보면서 살아야 하는 것이 선악과였습니다. 애초에 선악과는 식용이 아니라 관상용으로 만들어젔던 것입니다.
아담과 하와는 선악과를 보면서 자신들이 누구인지를 인지할 수 있었습니다. 자신이 창조주가 아니라 피조물이라는 것입니다. 신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신과 인간의 차이를 인지시켜주는 것이 선악과였습니다. 선악과란 인간다움의 표지였던 것입니다.
인간답다는 것이 뭘까요? 겸손입니다. 자기 한계를 솔직하게 인정하고 자기가 할 수 없는 일에 탐욕스럽지 않을 때 인간은 인간답습니다. 내가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고 착각하기 시작하면, 내가 신이 되려고 하면 짐승 같아지고 마는 것이 인간 아닌가요? 아담과 하와는 ‘인생에는 욕심내면 안되는 것도 있다’는 것을 선악과를 보며 배울 수 있었습니다.
“네 마음대로, 네가 원하는대로 하는 신이 될 수 있다”고 유혹한 것이 뱀입니다. 그래서 선악과를 먹은 인간은 뱀의 말처럼 신이 되었을까요? 신이 되기는 커녕 인간다움을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선악과를 먹은 인간이 가장 처음 했던 행동은 남탓, 핑계와 변명, 자기 합리화였습니다. 자기 잘못을 인정할 줄 모르는 존재로 전락한 것입니다.
예수님은 신 노릇 하고 싶은 인간들 사이에 인간으로 오셨습니다. 인간다움이 무엇인지를 신이 몸소 인간이 되어서 보여준 것입니다. 자기 잘못을 인정할 줄 모르고 남을 탓하기 바쁜 인간들 앞에서 모든 죄를 다 뒤집어 쓰고 십자가에 달리셨습니다. 이것이 바로 타락한 인간을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방법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