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류:시가 있는 풍경] ‘비(悲), 함께 아픔을’
꽃이 아름다운 것은
피면서 지기 때문이다
살아있다는 것은
살아남았다는 것
삶의 매 순간이 절실하고 아릿한 것은
살아가는 것과
죽어가는 것이 함께하는 까닭이다
그러므로 모든 목숨붙이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살고자,
살아남고자 하느니
불타고 무너지는 세상
죽임당하는 뭇 생명의 애절한 눈빛 앞에서
지금은 우리 저마다의 아픔으로 서로를 품어 안아야 할 때
우리 모두 한목숨으로 이어져 있으니
그렇게 함께 죽어가고 있으니
사랑이란 죽어가는 내가
죽어가는 너를 혼신으로 품어 안는 것
지금은 함께 아파야 할 때
지극한 아픔 너머에서
새 생명 환하게 태어나는 것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