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앙프라방’ 라오스 제2야구팀 탄생엔 한국인들의 땀과 눈물이…

라오스 야구 전파에 앞장서고 있는 한국인들과 캄파이 라오스야구협회장. 왼쪽부터 김현민 라오스국가대표팀 감독, 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 제인내 라오스국가대표팀 단장, 캄파이 라오스야구협회 회장, 손사랑 제2야구팀 감독, 이준영 감독, 라오브라더스 임재원 구단주.

10월 18일 라오스 북쪽 중심 도시 루앙프라방의 수파누옹국립대학에서 라오스 제2 야구팀이 창단되었다. 라오스에서 야구 전파 딱 10년만에 제 2의 야구팀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라오스 제2 야구팀 창단 기념촬영

루앙프라방은 <뉴욕타임즈>지에서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하는 여행지’ 1위로 선정될 정도로 세계인들이 힐링을 위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도시다. 루앙프라방은 천연자연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관광도시이면서, 도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이런 아름다운 도시에서 제2의 야구팀이 탄생하게 돼 감격스럽고 영광스럽다. 루앙프라방은 80% 이상이 산악지형으로 되어 있고 야구장도 없는 척박한 곳이다. 앞으로 해나가야 할 일들이 많다는 얘기다.

시범경기 중 운동장에 침입한 소떼

어제 수파누옹국립대학 학생들 대상으로 야구 시범경기를 했는데, 경기 도중 소떼가 야구장으로 진입해 한동안 경기가 멈췄다. 그뿐 아니라 경기장 중간 중간 소똥이 있어 마치 전쟁터에서 지뢰를 피하듯이 경기를 진행하였다. 그런데 수파누옹국립대 학생들은 이런 모습이 일상화되어 있는지 아무렇지 않은 듯 야구 구경을 한다.

제2 야구팀 창단 축하 시범경기 중인 국가대표팀 

늘 꿈꾸던 일이 10년만에 현실이 되는 순간이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많이 있기에 하나씩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손사랑 감독과 함께 달려 갈 것이다.

라오스 제2야구팀의 손사랑 감독과 이만수 감독, 캄파이 라오스야구협회장 등이 유니폼을 들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이곳 루앙프라방은 아직 열어보지 않은 보석함과도 같은 도시다. 손사랑 감독이 작년 이맘 때부터 루앙프라방의 젊은 사람들을 만나면 야구를 아느냐고 물어봤다고 한다. 그러면 90%는 “들어본 적도 없다”고 하고 9%는 골프나 다른 스포츠를 야구로 착각해서 알고 있었다.

이만수 감독, 캄파이 회장, 수파노옹 대학교 부총장(앞에서부터)

심지어 야구공을 구해보려고 온 도시를 다 돌아다녀도 보고 제일 크다는 스포츠 매장에도 가보았지만 야구공을 전혀 찾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이처럼 아무것도 없는 ‘무’에서 시작하는 것이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루앙프라방에서 학생들을 잘 가르친다고 하면 이들의 발전 가능성은 아주 놀라울 것이다.

수파누옹국립대학 강당에서 창단식 장면을 관람하고 있는 학생들

어설프게 알고 있거나 조금 관심이 있는 학생들보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기초부터 차근차근 배워 나가는 것이 더 좋을 수 있다. 수파누옹국립대학에서 시범경기를 보는 학생들의 초롱초롱하고 호기심 어린 눈빛을 보니 이 중에서 보석과도 같은 학생들이 나올지 기대 된다.

손사랑 감독한테 “절대 서둘러서는 안 된다. 지금부터 천천히 멀리 보고 스텝 바이 스텝으로 달려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라오스 지도

2023년 10월 18일 라오스 천혜의 관광도시 루앙프라방에서 제2 야구팀이 탄생했고, 그 다음으로 라오스 제2의 도시인 남부 사반나케트에 야구팀이 생기면 중부지방의 수도 비엔티안, 그리고 북쪽인 루앙프라방까지 라오스 전역에서 야구대회를 유치할 수 있는 그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 믿는다.

비엔티안에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비’ 코치가 남쪽 사반나케트에 파견된다면 앞으로 손사랑 감독과 함께 라오스 전국에 빠르게 야구를 전파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비 코치는 올해 지도자 수업을 받기 위해 한국에 들어와 권혁돈 감독 밑에서 한국의 선진야구를 많이 전수 받았다.

이번 수파누옹국립대에서 제2의 야구팀이 창설되기까지 라오스야구연맹 캄파이 회장의 수고와 노력이 컸다. 어느 누구보다 캄파이 회장의 헌신으로 루앙프라방 지도층 인사들이 야구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창단식도 이례적으로 성대하게 마칠 수 있었다.

라오스가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싱가포르에 8-7로 이긴 후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지난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역사적인 1승을 올렸던 라오스 국가대표 선수들이 수파누옹국립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범경기를 하는데, 많은 학생들이 참관했다. 필자도 이제 첫발을 내디딘 루앙프라방 야구팀을 위해 지도자 파견 등 제반 지원을 아끼지 않으려 한다. 척박한 라오스 땅에 눈물로 씨를 뿌리고, 어려울 때 함께 했던 수많은 사람들 하고 우여곡절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Never ever give up’ 정신으로 여기까지 달려왔다.

라오스 제2야구팀 손사랑 감독(왼쪽)과 캄파이 라오스야구협회장(가운데) 이준영 감독

이날 루앙프라방 손사랑 초대 감독은 라오스야구협회 캄파이 회장의 격려와 큰 비전을 받고 출발했다. 그동안 헐크파운데이션재단에서 지도자에 많은 공을 드렸던 비(Bee) 코치가 남쪽으로 내려가 팀을 창단하고 선수들을 지도한다면 머지 않아 대한민국 아마야구처럼 라오스도 전국적으로 야구가 성장하리라 믿는다.

“꿈을 꿀 수 있다면, 그 꿈은 반드시 이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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