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귀향'(歸鄕) 손흥기
마른먼지 풀풀 날리는
미루나무 신작로길 투덕투덕 걸어서
새마을슈퍼 처마 나즉한
장터 모퉁이 들어서니
저기 대암산이 슬핏 내려다보고
돌아 서대요. 크릉,
속울음 삼키며 돌아 눕대요
까치집 이고 선 감나무에선
늦여름 매미소리 자지러들고
쇠전마당 텅 빈 외양간에는
워랑워랑 워낭소리
들리는가도 싶어서
마른 햇살 한 줄기 댓바람에
쓸려가는 장터 모퉁이,
우두망찰 쭈그려 앉아
귀 기울여 봤대요
길 없는 땅바닥만
내려본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