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결국 내가 나의 덫이었다
에스더 7장
“하만이 심중에 이르되 왕이 존귀하게 하기를 원하시는 자는 나 외에 누구리요”(에스더 6장6절)
하만은 왕후가 베푸는 잔치에 초대를 받았다며 자기가 대단한 사람이라도 된 것처럼 굴더니 이번에는 ‘왕이 드디어 나에게 큰 상을 내리시려나보다’ 하고 혼자서 김칫국을 마시고 설레발까지 칩니다.
우월감이나 교만함, 열등감과 피해의식은 각각 다른 것 같지만 동일한 상태의 서로 다른 발현일 뿐입니다. 자기 자신에게 함몰되거나 과몰입 되어서 나밖에 모르는 상태라는 것입니다.
“모르드개를 매달려고 한 나무에 하만을 다니”(에스더 7장10절)
결국 하만은 자신이 쳐 놓은 덫에 자신이 걸려 생을 마감하고 맙니다. ‘나’라는 덫에 ‘내’가 걸린 것입니다.
자기중심성은 죄인의 전형적 특징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다 자기중심적이라는 것과 사람은 다 죄인이라는 것은 같은 의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대의 입장에서 한 번 고려해 보는 것이 그렇게 어려울 수 없고, 사촌이라도 땅을 사면 배가 아프고, 말로는 하나님을 위해서라고 하지만 내 자랑을 포장하기 위해 하나님의 영광을 이용할 때도 많습니다.
문제의 상황이 빚어질 때 내가 더 큰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싶고, 누군가에게 그 상황을 전할 때면 나에게 불리한 설명은 어떻게 그리도 잘 편집하는지 모릅니다. 나를 정당화하고 합리화하는데는 누구나 다 천재입니다.
우리의 마음을 MRI로 촬영할 수 있다면 하만과 비슷한 구석이 꽤나 많지 않을까요? 자기 중심성은 자기 중독을 낳습니다. 하만은 심각한 자기 중독자였던 것입니다.
“만물보다 거짓되고 심히 부패한 것은 마음이라 누가 능히 이를 알리요마는”(예레미야 17장9절)
우리에게 예수님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내 욕심과 이기심에 질식되어서 죽는 줄도 모르고 서서히 죽어가는 나를 구출하러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셨습니다. 나 자신에게 빠져 헤어나올 길이 없는 나에게 출구를 열어주셨습니다. 그 길이 바로 십자가의 길입니다. 자신이라는 미로를 빠져나오는 자기 부인의 길을 열어주신 것입니다. 이것이 구원입니다.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 누구든지 제 목숨을 구원하고자 하면 잃을 것이요 누구든지 나를 위하여 제 목숨을 잃으면 찾으리라”(마태복음 16장24-25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