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52일, 그 이후의 12년
느헤미야 5장
“그들에게 이르기를 우리는 이방인의 손에 팔린 우리 형제 유다 사람들을 우리의 힘을 다하여 도로 찾았거늘 너희는 너희 형제를 팔고자 하느냐 더구나 우리의 손에 팔리게 하겠느냐 하매 그들이 잠잠하여 말이 없기로“(느헤미야 5장 8절)
토목공사라는 것이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사업입니다. 느헤미야는 건설 자재를 아닥사스다왕으로부터 어느정도 지원받긴 했지만 건설이 자재만 있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당시에 성벽 재건을 방해하는 세력들이 있었습니다. 방해꾼들의 음모론에 낚인 주변 민족들이 무력을 쓰면서까지 성벽 공사를 막으려 하자 유다 사람들은 한 손에 무기를 잡고 일을 해야 했습니다. 교대로 경계 근무를 서가며 필사적인 노력으로 성벽 공사를 이어갑니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경제활동을 멈추다시피 하고 성벽 공사에 매달렸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문제는 생계였습니다. 페르시아 본국에 내야 하는 세금도 있었습니다. 세금은 내야겠고 먹고는 살아야겠는데 성벽 공사를 한다고 돈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설상가상으로 흉년까지 듭니다.
경제가 아무리 어려워도 돈을 버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어려움을 자신의 기회로 삼는 사람들입니다. 성벽 재건 당시 백성의 지도자라는 사람들이 그런 일을 했습니다.
돈 있는 사람들은 돈을 꾸어 주고 높은 금리로 더욱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들은 대출 이자를 견딜 수가 없어 처자식이 몸종으로 팔려가기도 하고 나중에는 자신의 인생도 저당잡히게 되었습니다. 유다 사회 전체가 붕괴 직전까지 간 것입니다.
느헤미야는 총독 급여를 받지 않기로 결정합니다. 자신의 급여가 동족의 혈세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가 무보수로 지낸 기간이 12년입니다. 성벽은 52일만에 완공되었는데 12년 동안이나 녹을 받지 않았던 것은 왜일까요?
무너진 성벽은 52일이면 재건할 수 있었지만, 무너진 사람들의 삶을 재건하는데는 12년이나 걸렸던 것입니다. 성전과 성벽을 멋지게 복원한다고 사람들의 삶과 신앙이 저절로 회복되는 것이 아닙니다. 건물을 세울 때보다 더 힘이 드는 일입니다. 12년이라는 긴 기간 동안 진행된 느헤미야의 또 다른 재건 프로젝트에 대해 묵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