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이유를 알 수 없는 고난
욥기 7장
“이런 생활을 계속해서 견디느니 차라리 이불보 덮어쓰고 숨 막혀 죽는 편이 낫겠습니다. 더 이상 살기 싫습니다! 어느 누가 이렇게 살고 싶겠습니까? 나를 좀 내버려 두십시오! 내 인생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한낱 연기에 불과합니다.”(욥 7:15-16, 더메시지)
욥의 고통스러운 절규입니다. 고통이나 고난에 여러 의미들을 부여할 수 있겠지만 일단 고통은 그저 고통스럽습니다. 고난의 이면에 있는 의미 같은 것을 헤아려볼 겨를이 없기 때문에 고난입니다. 고난의 의미를 알고 있다면 이미 고난이 아니거나 견딜만한 불편함 정도가 아닐까요?
“그가 폭풍으로 나를 치시고 까닭 없이 내 상처를 깊게 하시며”(욥 9:17) 욥은 자신의 고통에는 까닭이 없어 보인다고 말합니다. 고통의 이유를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왜 내가 이런 고통을 겪어야 하나 까닭을 모르기에 더 고통스럽습니다.
“옳은 말이 어찌 그리 고통스러운고”(욥 6:25) 욥의 고통을 더욱 가중시켰던 것은 친구라는 사람들이 쏟아내는 말이었습니다. 하나같이 옳은 말인데, 틀린 말 아닌데, 이상하게도 위로가 되지 않습니다. 교과서적인 뻔한 위로를 듣고 있으면 더 고독해지곤 합니다. 친구들의 그 어떤 정답도 욥의 고통을 덜어줄 수는 없었습니다.
때로는 수만 마디의 말보다 긴 침묵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하나님의 음성은 적막함 속에 영혼 깊은 곳에서 세밀하게 들려오곤 합니다. 혹시 주변에 극심한 고난을 겪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내가 해야 할 일은 얼른 내 입을 닫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가 하나님의 세밀한 음성을 들을 수 있도록 기도를 시작하는 일입니다.
내가 계속 말하는 것은 그가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기회를 빼앗는 것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