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배려를 악용하는 습관
신명기 14장
“그러나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자기의 이름을 두시려고 택하신 곳이 네게서 너무 멀고 행로가 어려워서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그 풍부히 주신 것을 가지고 갈 수 없거든 그것을 돈으로 바꾸어 그 돈을 싸 가지고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택하신 곳으로 가서”(신 14:24-25)
구약 제사의 중요한 원칙은 흠 없는 제물을 드리는 것입니다. 제물로 삼을 가축에 상처가 있어서도 안되고 병이 들어도 안됩니다. 따라서 유대인들은 제물의 컨디션을 최상으로 유지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제물로 쓰일 가축에게는 태어나자마자 특별 대우를 합니다. 더 좋은 것을 먹이고, 더 많은 관심을 기울입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예배를 드리기 위해 1년에 한 번씩은 동물을 데리고 여행을 해야 했습니다. 먼 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집에서 성전까지 몇 주씩 걸려서 가기도 했습니다. 동물을 데리고 몇 주씩 장거리 여행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데리고 가는 것이 아니라 모시고 간다는 것이 더 정확한 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집에서 출발할 때의 동물의 컨디션을 성전에 도착할 때까지 유지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농산물을 드리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시절에 냉장 탑차가 있었던 것도 아니기에, 신선도를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성전로부터 멀리 떨어져 살수록 흠 없는 상태의 제물을 드리기가 힘들어지는 것입니다.
신명기 14장 24-25절은 하나님이 그런 특별한 상황까지 다 헤아리고 계신다는 것을 말씀합니다. 말씀은 그런 특별한 상황에 대한 하나님의 배려입니다. 하나님은 먼 곳에서 오는 사람들을 배려하셔서 제물을 돈으로 바꿀 수 있도록 허락하셨습니다.
그런데 배려가 계속되면 희한하게도 배려를 악용하는 일이 생깁니다. 유대인들은 하나님의 배려를 악용해서 성전을 강도의 소굴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그들은 성전에서 환전 수수료를 챙기며 신명기 14장에 근거한 정당한 행위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어떨까요? 예수님 덕분에 율법으로부터 풀려나게 되었습니다. 제도와 형식으로부터도 자유로워졌습니다. 성전으로부터도 자유롭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이 친히 화목제물이 되어 주셔서 우리는 더 이상 소나 양을 준비할 필요도 없어졌고, 우리를 친히 성전 삼아주셨기에 특정한 예배 장소에 구애받지 않아도 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베푸신 자유이며 배려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 이 놀라운 자유와 배려를 선용하고 있는가, 아니면 악용하고 있는가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