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나만 섬기라는 하나님, 속이 좁으신 걸까?

“자기 밖에 모르는 인간이 모여 살면 지옥입니다. 자기 바깥을 돌아볼 줄 아는 사람들끼리 살면 천국입니다.” 이미지 미켈란젤로 ‘천지창조’


레위기 26장

“너희는 자기를 위하여 우상을 만들지 말지니 조각한 것이나 주상을 세우지 말며 너희 땅에 조각한 석상을 세우고 그에게 경배하지 말라 나는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임이니라”(레 26:3-4)

하나님이 인간에게 자꾸 ‘섬기라’, ‘드리라’, ‘지키라’ 하는 것은 무언가가 부족하기 때문일까요? 하나님의 규례와 계명을 인간이 잘 지키면 하나님께 어떤 유익이 있을까요? 하나님은 무언가가 부족하고 필요해서 인간에게 요구하시는 분이 아닙니다.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섬기지 말라’고 하시는 것은 하나님이 속이 좁아서가 아니라 하나님만 경외하는 것이 인간에게 유익하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늘 한계 속에 살기 때문에 무언가를 믿고 의지하고 선망하게 되어 있습니다. 돈을 의지하거나, 힘을 믿거나, 영특한 사람을 믿거나, 명예를 섬기거나, 사상과 이념을 좇거나, 과학을 신봉하거나, 아니면 자기 자신을 믿고 살거나 합니다. 좀 더 나아가서는 그 모든 대상들을 신격화 하기도 합니다. 고대인들이 태양, 물, 대지, 고목, 바위 등을 신격화 했던 것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이 중에 가장 믿을만한 것은 무엇일까요?

문제는 인간의 자기 중심적 본성입니다. 인간이 신이라고 부르는 것들이 사실은 신이 아니라 인간 자기중심성의 투사라는 것입니다. 이기적 유전자가 완벽하게 발현된 상태, 그것이 바로 ‘만들어진 신’, ‘신이라는 망상’입니다. 즉, 종교란 신을 이용해서 나를 극대화하고 무한 성장시키겠다는 욕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지 고상하게 포장되어 있을 뿐입니다. 이것은 종교인이 자기 정당화의 끝판 왕이 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인간은 하나님을 섬기면서, 인간 자신이 만들어 놓은 신이라는 망상으로부터 벗어납니다. 좀 더 정확하게는 나밖에 모르던 내가 나로부터 풀려나서 나의 바깥으로 걸어나오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을 예수님은 자기 부인이라고 하셨습니다.

자기 밖에 모르는 인간이 모여 살면 지옥입니다. 자기 바깥을 돌아볼 줄 아는 사람들끼리 살면 천국입니다.

신앙을 갖는다는 것은 예수님을 따라 자기 부인의 길을 걸어가는 것입니다. 그 길 끝에는 천국이 있습니다. 그 길을 걷는 동안에도 천국입니다. 예수님 믿으면 천국 간다는 의미를 아시겠나요?

하나님만 섬기라는 것은 천국 잔치에 와보라는 천국 주인의 강력한 요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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