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힘을 빼고 긴장을 풀다
레위기 23장
“엿새 동안은 일할 것이요 일곱째 날은 쉴 안식일이니 성회의 날이라 너희는 아무 일도 하지 말라 이는 너희가 거주하는 각처에서 지킬 여호와의 안식일이니라”(레 23:3)
이스라엘 사람들은 이집트에서 장장 430년을 일만 하고 지냈습니다. 400년 하고도 30년을 쉬어 본 적이 없습니다. 노예였기 때문입니다. 레위기 23장에는 거의 도배가 되어 있다 싶을 정도로 안식에 대한 언급이 많이 나옵니다.
그런데 쉬어 본 적이 있어야 잘 쉬는 것 아니겠습니까? 400년이 넘는 시간동안 쉬어 본 적이 없는 사람들에게 쉬라는 명령만큼 어려운 것도 없었을 것입니다. 쉼을 간절히 바라지만 막상 쉼이 주어지면 제대로 누릴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강제로 쉬게 만드십니다. 안식일을 어기면 죽는다고 윽박지르기까지 하십니다. 그냥 쉬라고 하시면 될 얘기를 너무 심하게 하시는 게 아닌가 싶지만, 이스라엘 백성들은 안 쉬면 정말 죽을 상황이었습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자녀들이 제대로 쉬기를 원하셨습니다.
쉬는 날을 선물받은 그들은 안타깝게도 안식일을 제대로 쉬는 날도 아니고 그렇다고 제대로 일하는 날도 아닌 기형적인 날로 만들고 말았습니다. 쉼이 무엇인지 논쟁하고 정의를 내리다가 복잡한 규칙들만 잔뜩 많아지고 정작 쉼은 사라진 것입니다.
이것은 비단 이스라엘 민족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쉬고 싶다는 생각만 있지 막상 쉼의 시간이 주어지면 제대로 쉴 줄 모르는 것은 우리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내가 나의 노예가 되어 있는 것입니다. 자기를 성취하려고 자신을 착취합니다. 자기 계발에 중독되어 쉬기만 하면 금단 현상이 나타납니다. 불안해서 그렇습니다. 내가 나를 꼭 쥐고는 놓을 줄을 모릅니다. 늘 긴장하고 있는 것이죠.
그래서 예수님이 오셨습니다. 나 자신을 꼭 움켜쥔 내 손에서 나를 빼내러 오셨습니다. 구원이란 내 인생을 내가 쥐고 있지 않아도, 하나님의 손이 나를 붙들고 계신다는 것을 깨닫는 일입니다. 그래서 구원 받으면 손아귀에서 힘이 빠집니다. 비로소 긴장을 풀고 쉴 수 있게 됩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마 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