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어느 1월의 아침’ 김영관
새해의 아침이 조금씩 조금씩
창문 유리 사이로 삐져들고 있을 때쯤
나는 깨끗한 몸으로 108배를 끝냈을 무렵
베란다 너머로 들려오는 쓰레기 차소리 찌이잉 척!
자연스럽게 땀에 젖은 옷을 갈아입고
헬스장에 갈 준비를 한다
다른 날과, 아니 다른 달과, 아니 다른 해와
크게 다름이 없이
매일이 그렇하듯, 매달이 그렇하듯, 매년이 그렇하듯
크게 다름이 없이
마치 고장난 로보트처럼
똑같은 행동을 하는데
그 행동이 형식에 갇혀 있지 않고
그때 그때
어디로 어떤 식으로 얼마나 하는지
알 수가 없네
하지만 이 모든 크고 작은 움직임에
목적은 항상 똑같네
내일 향해 달릴 준비를 하고 있네
남들보다 조금 많이 늦어
더 튼튼히 더 단단히
준비하기 위해 조금 더딜 뿐이네
어느 1월 1일 새해 아침 눈부신 햇살에
마냥 기분좋게 웃으며
또 달릴 준비를 열심히 하고 있네
나는
레온 카발로 ‘아침의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