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오타니 쇼헤이, “부러우면 지는 것, 그래도 부럽다!”

타자 오타니

투타 모두 걸출한 베이브 루스형, 성품까지 초특급
일본의 기념비적 선수…연봉 총액 6억달러 예상도

오타니 쇼헤이는 기념비적인 선수다. 투수와 타자 모두에서 탁월한 성적을 내고 있다. 베이브 루스 이후 처음이다. 스포츠가 고도로 발달한 오늘에는 더 어려운 일이다. 시속 160km대 강속구를 뿌리면서 홈런 타자인 초특급 선수가 나타나 일본을 WBC 우승으로 올렸다.

오타니에게 지구촌이 열광했다. 올해도 경기장 내외에서 그는 뜨겁게 타오를 것이다. 자유계약 선수(FA) 자격을 앞두고 연봉 계약 자체가 화제다. 오타니는 올스타 투타의 자질을 모두 가지고 있다. 올 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 선수 자격을 얻게 된다.

북미 스포츠 사상 최대 규모의 계약 전망이 줄을 잇는다. 사상 최고 계약은 동료이자 메이저리거 마이크 트라웃이 지닌 12년 총액 4억2600만 달러(약 5580억원). 트라웃은 2019년 시즌 전 이 초대형 계약을 세웠다. 누구도 깨지 못할 것 같았다.

오타니가 쉽게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유가 있다. 오타니는 투수와 타자로 팀에 모두 공헌할 수 있다. 10승 투수와 30홈런 타자를 동시에 얻는 격이다. 그때보다 메이저리거의 몸값이 더 뛰었다. 이제는 3억 달러 이상의 계약이 심심찮게 나온다.

또한 오타니는 화제성과 마케팅에서도 으뜸이다. 6억 달러를 넘길 것이라는 충격적인 전망도 나왔다. 소식통들은 “6억 달러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계약 기간이 길면 6억 달러 이상도 가능하다는 거다.

메이저리거를 넘어 북미 스포츠 역사상 최고 계약. 유럽 축구계 초특급들도 넘어설 초대형 계약이다. 오타니는 올 시즌까지는 L.A.(에인절스)에 남는다. 트레이드보다는 FA 시장에 그대로 나간다는 말이다. 오타니는 내년에 L.A.다저스로 갈 가능성이 높다.

투수 오타니

부러워하면 지는 거라는 데도 부럽기만 하다. 그런데 탁월한 기량·스타성·외모까지 갖췄으니···.

오타니는 전무후무한 선수로 역사에 남을 거다. 투‧타 겸업의 위대한 선수이자 시장성도 높아서다. 오타니는 조국 일본을 극적으로 세계 정상에 올렸다. 미국 진출 초기, 그는 현대차 쏘나타를 타고 다녔다. 그런 사실로 네티즌들 사이에서 다시 화제가 됐다. 일본 주간 FLASH는 몇년 전, “오타니의 통근카는 200만엔(1980만원) 한국제 승용차” 기사를 냈다.

LA 에인절스 입단 후 연봉이 수백억대로 올랐다. 하지만 구단에서 제공한 한국 세단을 타고 다녔다. “현대차도 좋은 차”라고 한 오타니는 면허가 없다. 그는 조수석에 타고 운전은 일본인 통역사가 한다. 뒷자리에 앉는 것은 예의를 차려서다. 우리로 하여금 뭔가를 생각하게 만든다. 아마 분수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리라. 오타니는 한달 용돈 10만엔을 부모에게서 타 썼다. 그것도 거의 쓰지 않고 저축했다니, 참 놀라운 청년이다. 그의 오늘은 스스로 채찍질 하고, 독하게 연단해서다. 그는 생각할 줄 안다. 눈에 보이는 것을 제어하는 논리·가치·의미를 안다. 눈에 안 보이는 것에 집요하게 파고들 줄 안다는 거다.

생각할 줄 모르면, 안 보이는 것에 접근할 수 없다. 그러면 눈에 보이는 것에만 집착하게 된다. 몸만 단련해선 초격차·초특급이 될 수 없다. 지적으로 단련해야 생각을 제대로 할 수 있다. 지적 연단은 감정이 아니라 이성을 따르는 것이다. 감정은 즉각적이라 쉽고, 이성을 따르는 건 생각해야 하니 어렵다. 부단히 단련하지 않으면 어려운 건 피하고 쉬운 쪽을 택한다. 감각적인 쾌락이나 안일에서 벗어나 집중·몰입을 해야 한다. 그 타깃은 ‘기량을 요구하는 힘든 도전’일 것이다. 핵심은 적정한 선을 찾고 그것을 훌쩍 뛰어넘으려 분투하는 것이다.

수행해야 할 과제가 너무 어려우면 도전 의식이 꺾여 좌절감에 빠진다. 거꾸로 너무 쉬워도 집중·몰입을 하기 쉽지 않다. 스스로에게 적당히 어렵고, 명확한 목표를 줘야 한다. 그래야 과녁이 보이고 그때 우리는 참 행복을 누린다. 그래서 노력 끝에 그 목표에 도달할 수 있게 된다. 오타니는 그렇게 세계 야구계의 최정상에 올랐다.

‘오타니 신드롬’은 단순히 실력 때문만은 아닐 거다.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상냥하며, 스스로를 갈고 닦는 구도자 같은 모습이 신선한 감동을 주고 있다. 동료들의 음담패설에 거리를 두며, 술은 안 마신다. 수행하듯 좋은 성적을 위해 연단하는 게 행복이다.

“날마다 부족한 것이 보인다. 잘할 수 있다는 목표가 있고, 아직 할 일이 많다는 건 행복한 일이 아닌가.”

이렇게 오타니의 머릿속에는 야구밖에 없다. 최정상에 오른 고수들은 비슷하다. 앙리 마티스는 암 투병으로 붓을 쓸 수 없게 되자 가위를 들고 색종이를 오려가며 작업을 해나갔다. 뭔가에 푹 빠진 채, ‘몰입’으로 로 평생을 산 것이다.

행복을 찾아 휴양지에서 즐기며 노닥거리며 빈둥빈둥한다. 술, 마약, 섹스에 빠지는 찰나의 쾌락에 빠지기도 한다. 누군가 잘못하면 떼 지어 비판하는 무서운 세상이다. 악성 게시물과 사이버 불링(bulling)이 들끓고 난무한다. 활활 타오르듯, 불지르는 ‘플레이밍(flaming)’이 난무한다.

스포츠나 연예 스타들은 쉽게 플레이밍 타깃이 된다. 오타니는 돌부처처럼, 싸우지 않는 목계와 같다. 그래서 수도승 같은 그의 생명은 길 거라 나는 믿는다. 그러니 오타니를 가진 일본이 부러운 거다. 우리에게도 오타니 같은 걸물이 반드시 나올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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