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12일 러시아: 혁명가 레닌 유해 땅속으로?

2012년 6월12일 <The Moscow Times>: 러시아 문화부장관 “레닌 유해 매장해야”


러시아 문화부장관이 레닌의 유해를 매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모스크바타임즈는 11일 블라디미르 메딘스키(Vladimir Medinsky) 문화부장관이 라디오에 출연해 “늘 그의 시신이 땅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했다”며 “국가적인 의식을 거쳐 좋은 장소에 안치돼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메딘스키 장관은 과거 통합러시아당 의원으로 활동할 당시에도?레닌의 매장을?주장해 왔다. 메딘스키는 당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레닌은 극단적으로 논쟁의 여지가 있는 정치적 인물”이라며 “러시아의 심장부에 위치한 묘에 그가 중심적 인물로 자리하는 것은 아주 부적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레닌은 자신을 위해 어떤 묘도 만들려고 하지 않았으며, 생존해 있는 그의 친척들도 묘 건설에 반대했었다”며 묘 이전과 유해 매장을 강력히 제안했다.

과거 이런 논의는 있었지만 국민 투표에 부쳐진 결과 반대자가 많아 이뤄지지 못했다. 지난 4월 퍼블릭 오피니언 재단(POF)이 설문할 결과 러시아인 56%가 레닌의 시신을 묻는 것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공산당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레닌의 유해는 1930년 완성된 벽돌빛 화강암 무덤에 방부처리돼 안치돼 있다. 계단을 내려가면 레닌의 유해가 커다란 유리상자 속에 정장 차림으로 누워 있다. 레닌의 묘를 가운데에 두고 양쪽에 스탠드가 있고, 그 뒤쪽으로는 10월혁명 때 숨진 노동자와 병사의 무덤이 있다. 레닌 묘의 바로 뒤에는 역대 소련공산당 서기장들인 스탈린·브레주네프·안드로포프·체르넨코, 초대 KGB 의장인 제르진스키의 묘가 있다. 무덤은 모스코바 붉은광장에 위치해 있다.

정치 지도자들의 시신을 미라 형태로 보존하는 것은 공산권 국가의 특징이다. 북한의 김일성 주석은 금수산기념궁전에 안치되어 있고, 베트남의 호치민도 같은 방식으로 보존되어 있다. 이오시프 스탈린 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은 사후 잠시 미라로 보존되다가 이후 화장되어 크렘린 벽묘지에 묻혔다. 마오쩌둥(毛澤東)은 시신이 방부 처리돼 베이징 톈안먼(天安門)광장 기념관에 안치돼 있다.

김남주 기자 david9303@theasian.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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