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혁재의 지선 전망대 D-25] 6.1 이재명 계양을 국회의원 보선 출마와 정동영의 길, 김대중의 길

6.1 국회의원 보궐선거 계양을에 출마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고문과 서울시장에 출마하는 송영길 전 대표

6.1지방선거의 판이 갑자기 커졌습니다. 이재명 후보와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6·1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때문입니다. 이재명 후보 출마지역은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지역구입니다. 안 철수 위원장은 김은혜 경지기사 후보의 지역구인 경기 성남 ‘분당 갑’ 선거구에 출마합니다.

대선 주자들이 뛰어들면서 선거판은 커졌지만 지방선거는 위축될 겁니다. 언론과 시민의 관심이 이재명 안철수 두 후보에게 쏠릴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덩달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도 관심이 쏠리게 되면 그렇지 않아도 중앙정치의 이슈에 가려질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은 안타깝게도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3.9 대선 때도 5곳에서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치러졌습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선 경선과정에서 사퇴한 서울 종로 선거구,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부친 부동산 투기의혹으로 사퇴한 서울 서초 갑 선거구, 곽상도 무소속(당선 당시는 국민의힘) 의원이 아들의 50억원 퇴직금 논란으로 사퇴한 대구 중구·남구 선거구는 보궐선거가 치러졌습니다.

이규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선거공보물 허위사실 기재)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경기 안성 선거구와 정정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선거 회계부정)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충북 청주 상당 선거구는 재선거가 치러졌습니다. 대구 중구·남구 선거구는 무소속 후보가, 나머지 지역은 모두 국민의힘 후보가 이겼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재보궐선거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그만 두면서 치르게 된 선거구(종로, 안성, 청주 상당)에는 후보를 공천하지 않았습니다. 어쨌든 재보궐선거는 해당 지역 시민이 아니면 관심이 별로 없었습니다. 국민의힘 당내 경선에 참여했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출마한 종로구조차 언론과 시민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었습니다.

6.1지방선거와 함께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곳은 7곳입니다. 모두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국회의원들이 사퇴한 곳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사퇴한 곳은 세 곳입니다.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구 을’, 이광재 강원지사 후보의 지역구인 강원 ‘원주시 갑’, 오영훈 제주지사 후보의 지역구인 제주 ‘제주시 을’입니다.

국민의힘 의원이 사퇴한 곳은 네 곳입니다. 홍준표 대구시장 후보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구 을’, 김은혜 경기지사 후보의 지역구 경기 성남 ‘분당구 을’, 김태흠 충남지사 후보의 지역구 충남 ‘보령시·서천군’, 박완수 경남지사 후보의 지역구 경남 ‘창원시 의창’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거물들이 출전하면서 보궐선거에 대한 관심이 커졌습니다.

대선 이후 이재명 후보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다양한 관측과 분석들이 나왔습니다. 서울시장 후보 차출론 등이 계속 나오는 등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기 위해 이 후보가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주장들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 후보의 출마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이 후보에 맞설 ‘저격투수’가 있다고 계속 견제했습니다.

2007년 제17대 대통령선거 때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는 26.14%의 득표율로 이명박 한나라당에서 후보에게 역대 최대표차, 최대득표율차로 참패했습니다. 정 후보에 대한 평가라기보다는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에 대한 심판의 성격이 컸습니다. 참패가 예견됐던 2008년 제18대 국회의원 총선에서 정동영 후보는 서울 ‘동작 을’ 선거구에 출마했습니다.

정동영 후보는 한나라당의 ‘저격수’ 정몽준 후보에게 떨어졌습니다. 그 뒤 국회의원에 한 번 더 당선되기는 했지만 결국 잊히고 말았습니다. 1987년 대선에서 떨어진 김대중 대통령은 전국구 11번으로 배수의 진을 친 1988년 총선에서 제2당으로 기사회생했고 마침내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이재명 출마는 정동영의 길일까요? 김대중의 길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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