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혁재의 대선 길목 D+1] 윤석열 당선인, 통합과 소통으로 새 정치를
윤석열 후보 당선. 득표율 48.6%, 16,394,815표 득표, 역대 최다득표 당선, 역대 최소득표차 당선, 역대 최소득표율차 당선, 대통령 직선제 부활 이후 처음으로 의정활동을 경험하지 않은 대통령의 등장. 제20대 대통령선거에 대해 많은 분석들이 나오겠지만 확실한 건 이게 바로 시민의 뜻, 시민이 선택이라는 사실입니다.
시민의 뜻이 드러난 선거결과를 놓고 역으로 분석해보면 제20대 대통령선거는 처음부터 윤석열 후보의 당선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는 선거였습니다. 너무나 많은 시민이 ‘정권심판’을 바랐기 때문입니다. 국민의힘의 실책과 윤 당선인의 실수로 한때 여론조사 지지율이 흔들릴 때도 변하지 않던 정권심판 여론은 윤 당선인을 선택했습니다.
좁게 보면 촛불정신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한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심판이지만, 넓게 보면 ‘낡은 정치’를 바꾸고 싶다는 시민의 뜻을 읽어낼 수 있습니다. 윤석열 당선인과 마찬가지로 국회의원도 아니었고, 총리 국회의장 장관을 했던 것도 아닌 당내 비주류이재명 후보의 등장도 같은 맥락일 겁니다.
5년 만에 시민의 선택을 받았지만 국민의힘이 ‘낡은 정치 청산’의 주체는 아닙니다. 박근혜 탄핵과 파면 과정에 국민의힘도 책임이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의 비정상적 국가운영을 방조하거나 협조했기 때문입니다. 이름이 바뀌었고 쪼개졌다가 다시 합쳐졌다고 국정농단에 대한 책임이 면제되는 건 아닙니다. 환골탈태의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젊은 대표의 등장이라는 상징적인 변화의 노력은 좋은 평가를 받기에 충분합니다. 그러나 그 이상의 변화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시민의 국민의힘 선택은 전폭적인 재신임이라기보다는 낡은 정치에 물들지 않은 윤석열 당선인에 대한 기대라는 성격이 큽니다. 시민의 기대에 부응하려면 국민의힘 새 정부의 운영은 전과는 다른 모습이어야 합니다.
“경쟁은 일단 끝났고 모두 힘을 합쳐 국민과 대한민국을 위해 우리 모두 하나가 돼야 한다.” 윤석열 당선인의 소감입니다. 통합과 소통을 기대하게 합니다. “국회를 존중하고 야당과 협치하면서 국민을 잘 모시도록 하겠다.” 선거과정에서 다소 거치른 모습을 보였던 윤 당선인이 이 소감대로 국정을 운영하면 정말 좋겠습니다.
‘태종 이방원’, 현재 KBS에서 방영 중인 대하사극입니다. 지난해 12월 11일 첫 방영을 했으나 말 학대와 죽음을 둘러싼 논란으로 5주 동안 중단되었다가 다시 방영되고 있습니다. 이방원이 세자가 되어 가장 먼저 병권을 장악하고, 왕권을 강화하기 위해 사병혁파 조치를 했습니다. 신생국 조선의 체제가 비로소 안정되었습니다.
여말선초의 어지러운 정치 사회적 상황에서 예측할 수 없는 사태에 대비해 왕자와 종친, 개국공신들은 사병을 거느렸습니다. 이방원도 사병을 거느렸고, 이 사병을 앞세워 제1, 2차 왕자의 난에서 이겨 세자가 될 수 있었습니다. 사병을 이용해서 권력을 잡았기에 사병의 무서움을 알고, 자신이 당하지 않기 위해 사병을 없앤 것입니다.
5.16 때 한강을 가장 먼저 건넌 쿠데타군은 해병 제1여단이었습니다. 여단장 김윤근 준장은 논공행상을 바라는 참모에게 해병대 해체를 걱정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자신을 위해 앞장섰지만 다음엔 자신을 향해 앞장설 수도 있기에 해병대를 손보지 않을까 하는 우려였습니다. 실제로 해병대는 1973년에 사령부가 해체되고 해군 소속으로 바뀌었습니다.
윤석열 당선인에 대해 ‘검찰공화국’이 우려된다는 비판이 많습니다. 언론들이 검찰공약의 문제점을 일제히 사설로 지적했습니다. 당과의 소통, 야당과의 소통, 나아가 시민과의 소통을 통해 민주적으로 국정을 운영해야 합니다. 조·중·동의 지적처럼 검찰권 강화가 “정치보복 시비와 진영 갈등을 더 키워” 국정운영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