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갈래 귀향길, 여수행과 목포행

선로 <사진 최명숙>

처음부터 두 갈래로 나 있었지. 목포, 여수 복합열차가 익산에 도착했을 때 목포행 열차에 한 발을 묶은 여수행 열차와 여수행 열차에 한 팔을 얹은 목포행 열차는 승무원의 안내방송에 따라 서로의 길을 갈 채비를 했지.

열차 분리해체 작업을 하는 동안 “1호에서 7호차는 여수행, 8호에서 14호실은 목포행이니, 승차권을 다시 한 번 확인하기 바란다는 안내방송이 두어 번 계속되어도 열차 안은 통행로를 사이에 두고 앉은 옆 사내가 주위를 힐끔거리는 것 말고는 모든 것은 고요하였어.

기차와 철길 <사진 최명숙>

출발 안내방송의 첫 마디가 떨어지자 옆 사내가 무서운 속도로 출입문으로 뛰어갔어. 사내는 여수 아닌 목포로 가는 길이었을까. 갑자기 목포로 가고 싶어졌을까 알 수 없었지. 두 개의 병렬로 연결된 목포․여수 복합 기차는 출발할 때부터 애초부터 두 갈래 다른 길을 가고 있었으니까.

하나였던 길이 두 갈래가 되는 것은 아니었지. 가는 길이 따로 있었고, 가는 사람도 따로 존재했던 거였지. <최명숙 시집 “따뜻한 손을 잡았네” 중에서>

필자 후기
주위에서 오랜 기간 갈등을 빛어온 일이 요몇칠새 매듭지어지는 모양을 보며 각자 가야 할 길이 따로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상념이 씁쓸함을 감출 수 없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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