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새날을 맞는 기도’ 최명숙

사진 최명숙

눈 속을 걸어온 당신의 미소가
온 누리에 사랑의 빛으로 빛나는
새날의 아침입니다.

당신의 혜안을 바라볼 수 있도록
나의 눈을 더욱 초롱하게 하고

당신의 지혜의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어디서든 고요를 간직하게 하며

당신의 따뜻한 눈빛과 손이
가슴이 시린 사람들에게 항상 머물게 하소서.

당신이 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주신 것들을
나 또한 감사히 여기게 하시고

사람들보다 더 높아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가장 큰 적인 내 자신과 맞설 수 있도록
내게 힘을 주시고

나로 하여금 부지런히 정진하여
신중한 생각과 깨끗한 행동으로
언제라도 당신에게 갈 수 있도록 해주소서.

그리하여 삼백 예순 날 하얀 눈길을 걸어
비움의 바다에 닿게 하여
저 노을이 어둠의 바다 속으로 다시 지듯이

다시 한해가 저물어갈 때에
이 목숨을 다하여 부끄러움 없이 살았음에
당신 앞에서 감사함으로 기도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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