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테러 한인희생④김재훈] 생전 봉사활동 죽어서도 장학재단 통해 이어져

김재훈씨


2001년 9월 11일 테러로 30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들 무고한 희생자 중에는 한인 21명도 있었다. 두개 동의 세계무역센터 건물이 있던 자리에 조성된 추모의 연못 ‘노스풀과 사우스풀에는 신원이 확인된 희생자 2983명의 이름이 있다. 9.11테러 현장인 로어 맨하탄 그라운드 제로에 세워진 9.11추모박물관에는 한인 희생자 21명의 이름도 새겨져 있다. 한인 희생자들은 노스 풀에 경희 케이시 조, 파멜라 추, 프레드릭 한, 강준구, 앤드류 재훈김, 로렌스 돈 김, 구본석, 린다 이, 리처드 이, 스튜어트 수진 이, 박계형, 크리스티나 성아 육, 대니얼 송씨 등 모두 13명이, 사우스 풀에는 대니얼 이, 이동철, 수 김 핸슨, 이명우, 이현준, 진선 박 웰스, 데이빗 이, 아놀드 임씨 등 8명 등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아시아엔>은 이들의 사연을 독자들께 전한다. 먼저 언론에 알려진 한인 희생자 이름을 인터넷에서 찾아내고, 추모박물관 데이터베이스에서 이름을 검색해 사진과 이야기를 직접 카메라로 찍어서 기사에 첨부했다. 또 인터넷 등에 있는 희생자 가족이나 지인들 인터뷰 등을 찾아 기사에 붙였다. <편집자>

김재훈 (Andrew Jay-hoon Kim, 1974년 11월 25일 ~ 2001년 9월 11일), 향년 26세

[아시아엔=김동연 <아시아엔> 미주통신원] 퀸즈에서 태어나 자란 한국계 미국인 김재훈씨는 사고 당시 뉴저지주 레오니아에 살고 있었다. 김재훈씨는 피아노, 클라리넷, 기타를 연주했고 다니던 교회에서 밴드 활동도 했다. 레오니아고등학교를 나온 재훈씨는 테니스 선수로도 활약했다. 예체능에 만능이었다.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엔지니어링과 금융을 전공했으며 재학 중 기독교 동아리 멤버로 활동했다. 바쁜 시간을 쪼개어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 공원에서 후배 학생들에게 테니스를 가르치는 지역봉사도 게을리하지 않는 건실한 청년이었다.

스물여섯에 대학을 졸업한 김재훈씨는 프레드 알저 매니지먼트(Fred Alger Management) 금융회사에서 경제분석가로 일하기 시작했다. 바쁜 틈틈이 시간을 쪼개 교회 유소년반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사고가 나던 그해 가을교회 수련회에서 아이들의 선생님이 되어줄 예정이었다.

사고가 발생하던 그 날, 김재훈씨는 북쪽 타워(1번 빌딩) 97층 프레드 알저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참사로 사랑하는 둘째 아들을 잃은 재훈씨 부친(김평겸씨)는 9.11 한인유족회의 대변인을 맡아 유족들 일을 내 일처럼 도맡아 도왔다.

한국일보는 2006년 9.11 기획기사에서 “김재훈씨 유가족들은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장학사업 등 사회 발전을 위한 여러 일들을 조용히 전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재훈씨 부친은 아들을 추모하기 위해 ‘앤드류김장학재단’(Andrew Kim Foundation)을 만들어 한인사회 단체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2013년에는 재훈씨가 살던 레오니아의 오버펙노스 공원에 재훈씨 이름을 딴 ‘앤드류김 추모테니스코트’(Andrew Kim Memorial Tennis Court)가 새롭게 단장해 문을 열었다. 그날 부친도 테니스코트 개장 기념식에 참여해 감사인사를 전했다.

부친은 2020년에는 뉴저지 한인 테니스협회와 함께 꿈나무 테니스 선수들을 위한 장학금을 전달했다. 재훈씨의 희생이 미주 한인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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