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테러 한인희생⑦린다 이] “하나님 왜 이렇게 멋진 친구를 그토록 일찍…”

9.11 한인희생자 린다 이


2001년 9월 11일 테러로 30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들 무고한 희생자 중에는 한인 21명도 있었다. 두개 동의 세계무역센터 건물이 있던 자리에 조성된 추모의 연못 ‘노스풀과 사우스풀에는 신원이 확인된 희생자 2983명의 이름이 있다. 9.11테러 현장인 로어 맨하탄 그라운드 제로에 세워진 9.11추모박물관에는 한인 희생자 21명의 이름도 새겨져 있다. 한인 희생자들은 노스 풀에 경희 케이시 조, 파멜라 추, 프레드릭 한, 강준구, 앤드류 재훈김, 로렌스 돈 김, 구본석, 린다 이, 리처드 이, 스튜어트 수진 이, 박계형, 크리스티나 성아 육, 대니얼 송씨 등 모두 13명이, 사우스 풀에는 대니얼 이, 이동철, 수 김 핸슨, 이명우, 이현준, 진선 박 웰스, 데이빗 이, 아놀드 임씨 등 8명 등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아시아엔>은 이들의 사연을 독자들께 전한다. 먼저 언론에 알려진 한인 희생자 이름을 인터넷에서 찾아내고, 추모박물관 데이터베이스에서 이름을 검색해 사진과 이야기를 직접 카메라로 찍어서 기사에 첨부했다. 또 인터넷 등에 있는 희생자 가족이나 지인들 인터뷰 등을 찾아 기사에 붙였다. <편집자>

린다 C. 리 (1969년 7월 22일 ~ 2001년 9월 11일), 향년 34세

서울에서 태어나 자란 고인은 9.11 당시 뉴욕 시내에 거주하고 있었다. 절친한 친구와 함께 이스트 빌리지의 명소 레스토랑을 찾아 즐겼던 린다는 만나는 사람마다 친구로 만드는 멋진 능력이 있었다.

린다는 말로 표현 못할 정도로 정말 배려심이 넘쳤다고 친구들은 기억한다. 한 친구는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을 린다를 보면서 배울 정도였다”고 한다. 린다는 뉴욕 시내에 살면서 많은 걸 보고, 듣고, 경험하는 걸 정말 즐거워했다.

한 친구는 “린다와 함께 이스트 빌리지에 있는 식당이란 식당은 모두 찾아가본 것 같다”며 “린다는 보통 많은 사람이 보지 못했던 도시의 매력을 발견하고 사람들에게 얘기해주곤 했다”고 했다.

그녀는 뉴욕의 택시기사들 마음을 사로잡아 친구와 함께 기사로부터 운전대를 넘겨받아 뉴욕시내를 누빈 적이 있을 정도다.

린다는 참변 당시 제니슨 어소시에이츠(Jennison Associates) 금융사 선임사원으로 일하고 있었다. 그날 린다는 북쪽 타워(1번 빌딩) 106층에 위치한 레스토랑 ‘윈도스 온 더 월드’(Windows on the World)에서 열린 기술 컨퍼런스에 참석하던 중이었다.

다음은 린다의 친구들이 온라인 추모 사이트에 올린 글들이다.

유치원 친구 티파니 노우드는 이렇게 린다를 그리워했다.
“항상 저의 말에 귀 기울여 주던 좋은 친구였어요. 자신보다 친구를 먼저 챙길 정도로 배려심이 깊었죠. 린다는 특히 모험을 정말 좋아했어요. 고등학교 시절 주말에는 저랑 집에서 몰래 빠져나와 뉴욕으로 놀러가곤 했어요. 뉴욕 택시기사들을 꼬여 택시도 직접 운전해보기도 했죠.”

또다른 친구 스테이시 해리스의 추억.
“친화력이 엄청났던 친구였죠. 나를 위해 신경 써주는 친구는 린다밖에 없다는 걸 느꼈을 정도였어요.”

익명의 회사 동료는 회고와 추모글을 함께 썼다.
“제가 모건 스탠리에서 컨설팅 업무를 맡았을 때 린다를 만났어요. 그는 항상 주변 사람들을 신경 써줄 만큼 마음이 따뜻했어요. 업무가 힘들어도 그녀는 항상 밝고 침착하며, 배려심과 이해가 넘쳤어요. 저는 모건 스탠리에 계속 남아 있었지만 린다는 커리어를 더 쌓기 위해 회사를 떠났죠. 그의 사망 소식은 정말 충격적이고 제 마음을 아프게 했어요. 하느님이 도대체 왜 이렇게 멋진 사람을 우리 곁에서 떠나게 했는지 정말 이해를 못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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