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과 종군위안부

중국 난징대학살기념관에 중국 위안부 할머니들의 사진이 전시돼있다.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학교폭력’이 사회의 심각한 문제로 떠올랐다. 이를 완전히 해결해야 한다. 아니 줄이고자 끊없이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학교폭력 중 가장 심각한 것이 운동선수들 폭력이다.

운동선수들에게 국가대표가 되는 것은 사활이 걸린 문제다. 정부에서는 학교폭력을 막기 위한 한 방도로 학교폭력 행위자의 국가대표 선발을 막겠다고 한다. 문제는 유달리 정의(情誼)가 높은 한국사회에서 그것이 가능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학교폭력은 사회적으로 더 큰 문제를 야기한다. ‘위안부 문제’에서 일본 우익이 던지는 만행은 ‘처녀성’의 중요성을 제대로 교육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좀더 미욱하게 이야기하자면 일본인들은 여자의 정절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 같다.

입장을 바꾸어 일본인들에게 자기 딸이 그런 경우에 처했다면 그 참혹한 심정이 어떠했을까를 묻고 싶다. 이것은 본래 인권의 기본에 관한 문제다. 미얀마에서처럼 정치에 관한 문제를 넘어선다.

종군위안부 문제는 하버드대학에서도 문제 되고 있다. “군이 동원한 종군위안부는 없었다”는 램지어 교수의 발언이 온통 학교를 뒤집고 있다. 하버드대학 총장도 이를 ‘학문의 자유’로 운운하고 있다. 일본인이 미국 사회에 들이고 있는 ‘친일 풍조 양성’이 여기에 이르렀는가? 이런 일이 어떻게 미국 사회에서 일어나는가? 모든 것의 기본이 흔들리던 트럼프 시대의 후유증인가? 바이든 시대가 되어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와야 하겠다. 이것이 우리가 바라는 미국의 참모습이다.

청교도 윤리의 엄격함을 그려낸 나다니엘 호손의 <주홍글씨>가 나온 미국 아닌가? 아펜셀러와 언더우드 같은 목사들이 여성들이 천대받는 우리 사회에 얼마나 바른 성윤리를 가르쳤던가? 연세대와 이화여대 등 이른바 미션 스쿨이 우리 사회를 얼마나 개화시켰는가?

위안부 문제는 한국에서만이 아니라 중국과 동남아에서도 문제 되고 있다. 일본군은 중국인의 목을 치는 내기를 하는 것을 취미로 삼았다. 본래 도검을 숭상하는 일본인의 살상 취향은 상상을 초월한다. 30만을 목 베어 죽였다는 난징(南京) 대학살은 나치의 유태인 인종청소와 맞먹는 인류사의 범죄다. 태평양전쟁에서 필리핀과 인도네시아에 진주한 일본군은 미군, 호주군 등 백인 포로와 함께 유럽 여인도 약취의 대상으로 삼았다.

난데없이 한국에서 이런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실익이 없다는 발언이 나오고 있다. 문명국을 자부하던 일본의 민낯이 발가벗겨져서 당황하는 것을 대변하고 있는 것인가? 독도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에 가져가서는 안 된다는 논리와 비슷한 것 같아 불쾌하다. “독도는 국제사법재판소에 가져갈 하등의 이유가 없다”는 이승만 대통령의 논리를 더 강열하게 제기하지 못하는가?

여학생들은 장래 어머니가 된다. 학교폭력으로 두목이 되는 것이 유행인 영화도 있었다. 학교 교육 못지않게 사회 교육의 과제가 된다. 정치인들은 사회교육에 앞장서야 한다. 문화가 정상화의 척도다. 일본은 메이지유신 초기에 교사를 양성하는 사범학교와 장교를 교육하는 사관학교 육성에 최선을 다했다. 여학교를 육성하는 것이 그에 못지 않았다.

엄마가 자는 아이들 얼굴도 넘어 다니지 못하도록 교육시켰다. 이렇게 귀하게 키워진 아이들이 폭력을 휘두를 리가 없다. 마땅히 가정교육은 학교교육과 사회교육이 따라가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

국가대표선수 선발에 극단적으로 가혹한 방법이 실효가 있을 것이냐가 문제다. 역사적으로 목을 치는 극단적인 방도는 지혜롭지 않았다. 오히려 ‘묻지마’ 폭력이 유행 중이다. 사회가 건전하지 못하다는 증좌다. 최고가 화폐인 5만원권에 율곡의 어머니 신사임당이 그려져 있다. 인간은 나면서 어머니에게 말을 배운다. 가장 친근한 말을 모국어라고 부른다. 학교폭력은 야만이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사회가 더 문명화되어야 한다.

미국 국회의사당에 폭도가 난입하는 것처럼 도무지 이해할 수도, 용납할 수도 없는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게 오늘의 현실이다. 실존주의 철학자 카뮈의 작품에 나오는 듯한 이방인(異邦人)처럼 낯선 사람들이 우리 사회 곳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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