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 WFP “코로나19 뉴노멀시대 최고의 백신은 식량”
[아시아엔=박명윤 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유엔 세계식량계획(World Food Programme, WFP)이 2020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사실 올해 노벨평화상은 코로나19(COVID-19)와의 전쟁 최전선에 있는 세계보건기구(WHO)에 돌아갈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WHO가 아닌 WFP가 노벨평화상의 주인공으로 선택되었다.
노벨위원회(Nobel Committee)는 “WFP는 기아에 대항하고, 분쟁 지역에 평화를 위한 조건을 개선하고, 기아를 전쟁과 분쟁의 무기로 사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한 공로가 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또한 WFP가 “코로나(COVID-19)라는 전 세계 비상 상황 속에서 굶주림의 희생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인상적인 능력을 보여줬다”고 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의 코로나 대응 구호는 “백신을 찾을 때까지는 이 혼돈에 맞설 최고의 백신은 식량”이라고 했다. 사람은 식량이 없으면 사망하므로 식량은 생존의 필수품이다. 이에 식량 문제가 해결되면 분쟁과 내전이나 바이러스에 대비하는 면역력 강화 등 많은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다.
WFP는 시리아, 예멘, 콩고, 나이제리아, 남수단 등 정정(政情)이 불안했던 빈곤국들이 코로나 직격탄으로 식량 사정이 더욱 악화된 상황에서 기아를 해결하기 위하여 헌신적으로 노력했다.
코로나19로 위기감이 높아지자 주요 곡물 수출국이 쌀 수출을 통제하면서 식량안보(食糧安保)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지금은 쌀 재고가 충분하지만 기상이변에 따른 태풍, 가뭄, 저온현상, 병충해 등으로 쌀 부족 위기는 언제 올지 모르는 상황이다.
코로나19는 SDGs(지속가능개발목표) 달성뿐 아니라 농업정책 설계의 기본이 되는 각종 농업조사도 어렵게 하고 있다. 농업조사는 주로 대면 인터뷰에 의존해 정보를 수집하는데, 많은 국가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봉쇄조치로 조사 작업이 중단되거나 지연되고 있다.
코로나 이전 시대로 복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와 함께(With Corona) 생활할 각오를 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 가장 중요해진 뉴노멀(New Normal, 새로운 정상상태)의 가치는 지속가능성과 회복력이다. 뉴노멀 시대에 지속과 회복의 가치가 우리 삶의 중심에 자리 잡으면서 농업과 농촌은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