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시대 리더십, 어떻게 변화돼야 하는가?

끝없는 사막의 길, 리더의 역할이 가장 절실한 여정이다

[아시아엔=김희봉 <아시아엔> 편집위원, 교육공학박사, 대한리더십학회 상임이사, <휴먼웨어101> 저자] 2019년 연말을 기점으로 촉발된 COVID-19 상황으로 인해 지난 수개월 동안 조직 및 구성원들은 의도치 않게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그동안 책이나 사례 등에서만 봐왔던 원격근무, 재택근무 등 이른바 비대면 업무를 하게 되었고 업무 외적인 영역에서도 물리적인 공간이나 직접적인 접촉에서 벗어나 온라인상에서의 활동이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다. 그야말로 비대면, 언택트(untact)가 새로운 일상(new normal)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조직과 구성원들의 일하는 방식과 커뮤니케이션 형태의 변화를 촉진시켰다. 그리고 필연적으로 리더십에 대한 변화도 불러일으키고 있다. 코로나시대 이전의 리더십은 수직적 내지 수평적인 형태의 조직과 업무구조에 기반하여 주로 베이비부머 세대의 리더들이 X세대 및 밀레니얼 세대 팔로워들을 대상으로 발휘해 왔다.

이런 리더십을 떠올리면 대개 리더가 앞장을 서거나 방향을 제시하면서 “나를 따르라” 등과 같은 형태로 구성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구성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료에 대한 접근이 수월하고 경험이 많으며 의사결정권한 등을 가지고 있는 리더에 의해 발휘되어 온 이와 같은 리더십은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고 성과창출에도 기여해왔다.

그러나 코로나19에 직면하면서 새로운 일상이 되어버린 비대면 상황은 조직구조와 업무방식을 네트워크 형태로 변화시켜 나갔다. 이에 더해 코로나19 이전부터 관심을 받아 온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 구성원들과 X세대 리더들의 조직 내 비중도 증가했다.

세대 교체된 조직의 구성원들은 자료수집이나 분석능력 등을 비롯해 많은 영역에서 과거에 비해 월등해졌다. 또한 필요한 내용에 대해서는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의 다양한 출처를 통해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 환경에 놓여 있다. 더군다나 SNS 등으로 형성된 직·간접적인 인적 네트워크로 인해 경험의 기회가 그 어느 때보다 풍부해지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을 보면 리더십의 변화는 선택적인 것이 아니라 필수적이며 기본적이라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더군다나 변화를 시작해야 할 시점도 ‘지금 당장’(right now)이 되었다.

이와 같은 리더십의 변화를 위해서는 몇 가지 중점을 두어야 할 점들이 있다. 코로나19의 상황과 맞물려진 조직 내 일하는 방식이나 커뮤니케이션 형태의 변화 그리고 구성원들의 세대교체 등을 고려해볼 때 리더십 변화는 개인화(individualization), 권한위임(empowerment), 주도성(initiation) 등에 주목해야 한다.

개인화의 경우, 구성원에 대한 리더의 개별적인 지원과 관심이 더욱 더 요구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재택근무 등과 같은 근무지나 근무형태의 변화는 구성원들의 효율적인 시간사용, 업무에 대한 몰입 증대 등과 같은 효과도 있지만 고립감이나 외로움 같은 스트레스 증가라는 역효과도 있다. 따라서 리더는 구성원 개개인에 최적화된 창의적인 소프트 스킬(soft skills)을 개발하고 구성원들에게 적용해야 한다.

권한위임의 경우, 리더는 고객만족 및 성과창출과 관련해서 고객과의 최접점에 구성원들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구성원들이 현장에서 판단하고 조치할 수 있는 제도 및 방안을 마련하는데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업무별 권한위임의 범위와 수준을 정해야 하며 보다 신속하게 대응하고 움직일 수 있는 조직을 만들어가야 한다. 그리고 구성원들이 이른바 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 등을 통해 다양한 시도를 해 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아울러 리더는 구성원들이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주도성을 가질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 이는 구성원들이 하나부터 열까지 리더의 의사결정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조직 및 개인의 목표와 기준 등에 따라 스스로 결정하고 성과에 대한 보상과 책임을 함께 가져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구성원들이 일에 대한 오너십(ownership)을 가지고 있게 되면 일에 대한 자발성과 함께 완성도도 향상된다. 이를 위해서 구성원들이 제반 역량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빠질 수 없다.

코로나19 상황과 연계되어 촉발된 조직과 구성원들의 변화 방향과 방법 등은 유동적이고 불확실하지만 리더십 변화의 필요성은 확실하다.

지금까지 리더가 구성원들 앞에 서서 진두지휘해왔다면 이제는 구성원들의 옆자리에서 호흡을 같이하고 때로는 구성원들의 뒤에서 아낌없는 지원을 해야 한다. 이와 같은 리더십에 대해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회자되어 왔다. 노자(老子)는 <도덕경>에서 가장 훌륭한 리더는 구성원들이 그가 존재한다는 사실만 겨우 아는 자라고 했다. 또한 리더는 어떤 일이 완수되면 구성원들 스스로가 우리가 이루었다고 여길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린리프(Robert K. Greenleaf) 역시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에 대해 언급하면서 “리더는 타인을 위한 봉사에 초점을 두며 구성원과 고객 그리고 공동체를 우선으로 여기면서 그들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헌신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다시금 되새겨 봐도 오늘날 요구되는 리더십의 변화를 나타내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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