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세대가 기성세대 ‘꼰대’ 안 되려면

밀레니얼 세대

[아시아엔=김희봉 <아시아엔> 칼럼니스트, 교육공학박사, 대한리더십학회 상임이사, <휴먼웨어101> 저자] 세대를 연구하는 학자에 따라 일부 차이는 있지만 보편적으로 밀레니얼 세대(Millenials)는 1980년 이후에 태어난 이들을 일컫는다. 밀레니얼 세대의 등장은 과거 X세대나 지금의 Z세대가 등장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사회적인 관심과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그리고 이들에 대한 연구 역시 다양한 분야에서 이루어져왔다.

특히, 사회과학 분야에서 수행된 연구들은 밀레니얼 세대가 이들의 기성세대라고 할 수 있는 베이비부머 세대나 X세대와 비교했을 때 삶에 대한 가치관이나 개인이 추구하는 가치는 물론, 업무환경이나 커뮤니케이션 채널과 행동방식 등 여러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는 점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밀레니얼 세대가 조직 내부로 빠르게 유입되고 있으며 2024년에는 전체 노동력의 75% 이상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실제로 상당 부분 이러한 연구 결과들이 적중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와 더불어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에 대한 국내·외 연구들에서는 이들이 개인적인 측면에서 주도적인 성향이 드러나고 관계적인 측면에서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디지털 환경과 기기에 익숙하다는 것들을 공통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밀레니얼 세대는 개인적인 측면에서 자율성과 유연성이 높고 자기주관이 강하며 성공과 성취에 대한 높은 기대를 가지고 있다. 또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일에 대한 의미를 중요시하고 높은 자존감과 함께 경쟁에 익숙하고 사회적인 인정을 추구한다는 점 등이 있다.

관계적인 측면에서는 언제 어디서나 연결되어 있기를 기대하며 문자에 기반한 커뮤니케이션과 협업에 익숙하다. 또한 즉각적인 피드백을 원하며 권위나 강압적 규율에 대해서는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시민의식 등에 바탕해 각종 사회문제에 적극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디지털 기기에 대한 친숙성으로 오프라인은 물론 소셜(social)이나 모바일(mobile) 등 온라인 환경에도 잘 적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기성세대와는 여러 측면에서 다르게 보여졌던 밀레니얼 세대가 이제 40대로 접어들고 있다. 그리고 조직 내에서 하나둘 리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더군다나 조직 내에서 리더 역할을 해야 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비율은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날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기성세대와 다르다고 여겨졌던 밀레니얼 세대는 어떤 리더가 될까? 그리고 기성세대 리더들에게 느꼈던 아쉬움을 밀레니얼 세대 리더들은 해결해나갈 수 있을까?

쉽지는 않겠지만 리더십 동질화와 관성화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가능하다. 리더십 동질화란 조직 내 리더들의 특질이나 행위, 스타일 등이 유사하게 서로 닮아가고 수렴되는 현상을 말한다. 일례로 등장했을 당시 많은 기대를 받았던 X세대 리더들 역시 그들에게는 기성세대였던 베이비부머 세대의 리더십에 상당 부분 동질화되었는데, 결과적으로 기성세대 리더십과 동질화된 X세대 리더들은 밀레니얼 세대가 기대하는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

따라서 기성세대 리더가 상대적으로 다수인 현재 상황으로 볼 때 밀레니얼 세대 리더가 현실에 안주하고 변화하지 않는다면 이들 역시 기성세대 리더십과 동질화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그 결과 소위 Z세대라고 일컬어지는 다음 세대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한편 리더십 동질화는 필연적으로 리더십 관성화를 가져온다. 리더십 관성화란 동질화된 리더십이 관성을 가지고 조직 내에서 계속 유지되려고 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러한 리더십 관성화는 누군가가 멈추거나 방향을 바꾸지 않으면 변하지 않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변화에 대한 의지와 실행력을 갖추지 않고서는 관성화된 리더십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

리더십 동질화와 관성화는 카피(copy)에서 시작된다. 밀레니얼 세대가 기성세대 리더십을 카피하는 것은 쉬울 수 있다. 수용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조직 내에서 기성세대 리더십의 카피, 즉 리더십 동질화와 관성화가 이루어지기 시작하면 리더십의 변화는 묘연해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밀레니얼 세대 리더들이 기성세대의 리더십에 대해 아쉬움을 가지고 있다면 카피(copy)할 것이 아니라 크리에이션(creation)을 해야 한다. 물론 크리에이션은 어렵다. 보고 들은 것만으로는 할 수 없다. 이런저런 시도도 해봐야 하고 이것저것 연결해보기도 해야 한다.

리더십을 어떻게 발휘해야 할지 모르는 리더는 많지 않다. 다시 말해 몰라서 리더십을 발휘 못하는 게 아니다. 리더십을 동사(動詞)로 인식하고 접근해야 하는데 형용사(形容詞)로 인식하기 때문에 말과 생각 그리고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것이다. 이와 같은 내용을 기성세대 리더들은 몰랐을까? 아마 모르지 않았을 것이다. 알았지만 리더십 동질화와 관성화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밀레니얼 세대가 기대하는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을 수 있다.

이제 다시 리더십 동질화와 관성화라는 늪이 밀레니얼 세대 리더들의 눈 앞에 보이기 시작했다. 밀레니얼 세대의 리더들은 어떻게 하면 될까? 어쩔 수 없다는 생각과 말을 앞세워 뻔히 보이는 늪으로 빠져 들어갈 것인가?

밀레니얼 세대의 리더들은 조금 달랐으면 좋겠다. 앞서 제시한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들을 보면 분명 기성세대와는 다른 선택과 행동을 할 것 같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밀레니얼 세대의 리더들은 그들의 팔로워들이 기대하는 모습과 차이 나지 않는 리더가 되기를 바란다. 팔로워들이 기대하는 모습은 밀레니얼 세대 리더들도 이미 알고 있다. 확인해보면 알겠지만 팔로워들이 기대하는 리더의 모습은 어느 세대나 비슷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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