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9월의 붉은 잎’ 박노해

출처 빛과 그림자

이른 아침
9월의 푸른 숲에서
역광에 빛나는 붉은 잎 하나

너는 너무 일찍 물들었구나
흰 원고지 위에 각혈하는 시인처럼
시절을 너무 앞서 갔구나

너무 민감하게
너무 치열하게

모두가 물들어 떨어지고 말 시대를 예감하며
홀로 앞서 몸부림하다 핏빛으로 물든

붉은 잎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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