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비 오는 날의 기도’ 양광모

무지개

비에 젖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게 하소서
때로는 비를 맞으며

혼자 걸어가야
하는 것이
인생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게 하소서

사랑과 용서는
폭우처럼
쏟아지게 하시고

미움과 분노는
소나기처럼
지나가게 하소서

천둥과 번개
소리가 아니라
영혼과 양심의 소리에
떨게 하시고

메마르고 가문 곳에도
주저 없이 내려
그 땅에 꽃과 열매를
풍요로이 맺게 하소서

누구에게나 기쁨을
가져다주는
단비 같은 사람이
되게 하소서

그리하여 나
이 세상 떠나는 날
하늘 높이 무지개로
다시 태어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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