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봉숭아여’  나태주

봉숭아

봉숭아여, 분꽃이여,
외할머니
설거지물 받아먹고

내 키보다
더 크게 자라던
풀꽃들이여

여름날 꽃밭 속에
나무 의자를
가져다 놓고

더위를
식히기도 했나니,
나도 한 꽃나무였나니

분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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