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평창영화제] 박희권 감독 ‘축복의 집’…벼랑 끝에 선 자들의 이야기

박희권 감독의 <축복의 집>
“다시 평화!” 2020년 6월 중순, 강원도 평창에선 2020평창국제평화영화제가 열렸습니다. 코로나19로 극도의 긴장과 우려 속에 엿새간 치러졌습니다. 전 세계 주요 영화제가 취소 또는 연기되는 가운데 코로나 사태 이후 처음으로 열린 평창영화제는 안팎으로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아시아엔>은 이번에 선을 보인 34개국 96편의 영화 가운데 선별해 독자들께 소개합니다. <편집자>

박희권 감독의 장편 데뷔작 <축복의 집>은 생존의 벼랑 끝에 선 한 남매의 이야기를 지극히 미니멀한 연출로 그린다. 허드렛일을 전전하며 힘겹게 삶을 이어가고 있는 해수는 어머니의 자살이 불러일으킨 작은 파문으로 자신을 둘러싼 냉정한 삶의 조건을 재확인하며 내몰리기를 거듭한다.

‘축복의 집’이라는 아이러니한 제목, 영화의 반가량 침묵을 지키는 해수의 무표정한 얼굴, 아무리 씻어내도 끊임없이 흘러내리는 오수, 숨 쉴 틈 없이 거리를 쏘다니는 발걸음, 이 모든 것들을 더해 비극의 얼굴을 세밀하게 훑어내는 연출의 균형 감각이 놀랍다.

Dust and Ashes

Dust and Ashes, director Park Hee-kwon’s feature debut, depicts a story of a brother and a sister standing on the very edge of life in an extremely minimal manner. Hae-soo, who is living from hand to mouth doing odd jobs here and there, struggles to come to terms with her mother’s suicide.

The director shows an impressive sense of balance in the meticulous portrayal of the face of tragedy, combining such elements as the gloomy title Dust and Ashes, the expressionless face of Hae-soo who does not say a word for nearly half of the film, filthy water running down endlessly, and footsteps going somewhere without pausing for brea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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