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봉의 포토보이스⑮] 4.15 총선 후보, 계단 오르는 이유 생각을

계단

[아시아엔=김희봉 칼럼니스트, 현대자동차인재개발원] 계단을 이용해서 3층으로 갔다. 계단을 오르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니 한 걸음 한 걸음 걸을 때마다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주변을 돌아보면 곳곳에서 계단을 마주하게 된다. 계단을 오르는 것은 아무래도 평지나 내리막길을 걷는 것에 비하면 힘든 것이 사실이다. 더군다나 계단이 높거나 많다면 숨이 차기도 한다.

그런데 힘든 것에 개의치 않고 오르는 계단이 있다. 그것도 반복적으로 오른다. 예를 들면 미끄럼틀을 타기 위해 오르는 계단이다. 공원에 있는 놀이터에는 어김없이 미끄럼틀이 있는데 많은 아이들은 미끄럼틀을 타기 위해 계단을 오른다.

한 번만 올라가는 것도 아니다. 힘들게 올라가서 찰나의 즐거움을 만끽한 후 또 다시 계단을 오른다.

왜 그럴까? 경험이 있겠지만 미끄럼틀을 타면 재미있다. 높을수록 더 재미있다.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오는 구간이 더 길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재미를 느끼려면 더 많은 계단을 올라가야 하는데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올 생각을 하면 이 정도는 고민꺼리도 아니다.

그리고 미끄럼틀을 타는 아이들을 잘 관찰해보면 처음에는 의자에 바로 앉은 모습으로 내려오지만 다음번에 올라가서 내려올 때는 자세를 바꾸기도 한다. 누워서 내려오기도 하고 엎드려서 내려오기도 한다. 스스로 다양한 시도와 경험을 해보는 것이다.

계단을 오른다는 어렵고 힘든 과정이 재미를 주거나 새로운 시도나 도전과 연결되어 있으면 더 이상 어렵거나 힘들지 않게 느껴지는 것이다.

이런 느낌은 이러한 비단 미끄럼틀을 오르는 계단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일상에서도 얼마든지 충분히 느낄 수 있다.

그런데 놀이터를 벗어나 일상에서 언급되는 계단은 보통 힘겨운 과정이나 상태 등을 나타내는 것에 비유된다. 예를 들면 아직도 올라가야 할 계단이 많다든지 어딘가로 진입하기 위한 계단이 높다든지 등과 같은 표현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때 사용되는 계단은 재미나 도전을 느끼기 위한 과정이 아니라 참고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인식된다. 참고 극복해야 하는 것은 그렇게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참고 극복하면서 올라가야 하는 목적을 모르는 것이 본질적인 문제다.

어떤 계단이든지 그 계단을 올라가야 하는 목적을 알면 계단의 높이나 길이 혹은 올라가야 하는 시간에 영향을 받아 힘들어지는 일은 줄어든다.

목적을 안다는 것은 이른바 사명(mission)을 갖고 있다는 것이기도 하다. 사명이 있는 개인이나 조직은 하고 있는 일에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더 나은 방향으로 가고자 하는 것에 대해 주저하지 않는다. 아울러 다양한 시도와 도전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비록 이러한 과정이 더 높고 더 긴 계단을 오르는 과정일지라도 말이다.

계단을 올라가야 하는 목적이 명확하면 같은 계단일지라도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몇 번이고 오를 수도 있다. 더군다나 자신이나 조직이 오르고자 하는 곳에 다다를 수 있는 새로운 계단도 만들 수 있고 또 다른 계단을 찾아 나설 수도 있다.

그래서 지금 오르고 있는 계단이 있거나 올라가야 할 계단이 있다면 계단을 오르기 전에 왜 이 계단을 올라가고자 하는지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봐야 한다. 조직에 있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올라가야 하는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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