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겨울기도’ 마종기 “이불이 얇은 자의 시린 마음을 잊지 않게 하시고”

성냥팔이 소녀 <출처 사이버오로>

하느님, 추워하며
살게 하소서,
이불이 얇은 자의
시린 마음을
잊지 않게 하시고

돌아갈 수 있는
몇 평의 방을
고마워하게 하소서.

겨울에 살게 하소서.
여름의 열기 후에
낙엽으로 날리는
한정 없는 미련을 잠재우시고

쌓인 눈 속에 편히
잠들 수 있는
당신의 긴 뜻을
알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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