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덕의 평화일기] 반려견 영혼 위해 ‘칠칠 천도재’ 지내는 마음으로
[아시아엔=글 사진 정상덕 원불교 교무] 원불교 영산 성지의 귀염둥이 가을이가 첫 출산을 했습니다. 오늘은 강아지가 태어난 지 14일 만에 눈을 떠서 세상을 본 밝은 첫날입니다.
어미가 된 가을이가 작년 가을에 왔다 해서 이름을 ‘가을’이라 지었듯이 강아지는 영산 성지에 단풍이 물드는 청명한 날에 왔기에 ‘단풍’이라고 부르려고 합니다.
두 마리 중 한 마리를 잃은 아픔이 있었지만 ‘단풍’이는 씩씩하게 자라며 모두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습니다.
며칠 동안 자세히 강아지를 살피던 중 새끼의 배설물을 어미가 다 받아먹는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혹여나 바닥에 떨어져 냄새가 날까 봐 이불 위의 배설물도 혀로 깨끗이 닦아내고 있었습니다. 더구나 치아를 이용하여 몸의 벌레를 잡는 모습은 숭고함이었습니다.
어미의 새끼 사랑은 천륜이었습니다. 어미의 생명 사랑은 생이지지(生而知之)의 자연이었습니다. 가을이가 행하는 단풍이에 대한 사랑을 보름여에 걸쳐 지켜보며 인간이든 짐승이든 자연의 한 존재로서의 원초적 사랑에 대해 묵상합니다.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려는 묵상으로 본래의 에너지와 진리로 회복해 가고자 합니다.
총부에서 기르던 어린 개가 동네 큰 개에게 물리어 죽을 지경에 이른지라 그 비명 소리 심히 처량하거늘,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생명을 아끼어 죽기 싫어하는 것은 사람이나 짐승이나 일반이라”하시고, 성안에 불쌍히 여기시는 기색을 띠시더니 마침내 절명하매 재비(齋費)를 내리시며 예감에게 명하사 “떠나시는 개의 영혼을 위하여 칠 칠 천도재를 지내 주라”하시니라.
기르던 반려견을 향한 일방적 사랑을 넘어 한 몸으로 보며 일체중생을 광대무량한 낙원으로 인도하고자 하신 소태산 대종사님의 정신개벽운동을 일상에서 굴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