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덕의 평화일기] 천개의 등···질본 정은경 등 직원들께 ‘감사’

일원대도

[아시아엔=정상덕 원불교 교무] 4월 원불교 근원성지 영산의 저녁별이 꽃처럼 아름답다. 고개 들어 북두칠성을 바라보노라면 어느덧 온몸이 우주와 함께하고 있는 듯하다.

대종사님 태어나신 영산성지는 달빛이 아름다운 곳이다. 넓은 들판 정관평을 지켜준 달님은 새벽이 되면 구수산 삼밭재에 걸터앉아 대각전 가는 길을 밝히고 있다. 내가 부처 될 때까지 떠나지 않을 듯하다.

그 별과 달 그리고 해를 서로 엮어서 큰 원으로 그려주신 소태산 대종사님이 더욱 보고 싶은 4월이다.

코로나19의 사회적 거리두기의 역설로 사람 손길이 닿지 않는 영산의 벚꽃잎은 바람 따라 신나게 춤 추고 바닥에 평화의 물감을 마음껏 뿌리고 있다.

그 꽃길을 개구리들은 거침없이 뛰어다닌다.

2020년 더 깊은 평화가 온 듯한 영산성지 대각터에는 대종사님의 대각을 기억하고 재현하는 등불을 10년째 이어 달았다. 천여래등이다.

누구나 부처가 되는 세상을 예언했던 소태산 대종사의 정신을 잇는 불빛이다. 잔잔한 평화가 바람에 출렁인다.

두려움이 사라진 정진(精進)의 침묵이 흐르고 있다. 참회로 새롭게 탄생하기 딱 좋은 분위기다. 개벽의 사명을 다시 부여받는 뜨거운 열망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부터 건강을 회복하라는 희망과 용기의 빛이다. 욕망을 내려놓고 내 삶에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묵상하는 빛이다.

언젠가 스승님이 내 속을 훤히 들여다보시며 하신 말씀이 그립다.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씨 하나 잘 가지고 있냐? 교화라는 것은 그 불씨를 전달하는 것이다.”

천여래의 등이라고 하지만 진짜 등은 내 자성(自性)의 등을 밝히는 일이다.

미륵불의 시대, 만보살의 출현을 염원하며 이웃을 향한 은혜의 등, 감사의 등에 올해는 특별히 대한민국 질병관리본부 정은경 본부장과 직원들의 등을 달아드렸다.

그리고 평화활동가로 살다 열반하신 분들을 기억하는 등도 밝혔다. 모두가 은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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