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대로 알기] 단팥빵은 일본이 원조, 붕어빵은?

단팥빵

[아시아엔=심형철 <아시아엔> 자문위원, 이선우, 장은지, 김미정, 한윤경 교사] 일본음식 하면 초밥, 우동, 다코야키 등이 떠오른다. 요즘은 우리나라에서도 다양한 일본음식을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런데 혹시 단팥빵과 붕어빵도 일본에서 온 음식이라는 사실을 알고 계시는지? 그동안 잘 몰랐던 일본음식을 알아보자.

단팥빵

빵이 우리나라 고유의 음식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단팥빵의 원조가 일본이었다니···. 사실 우리가 ‘빵’을 ‘빵’이라고 부르게 된 것도 일본의 영향 탓이다. 빵은 포루투갈어에서 유래했다. 포르투갈에서 일본으로 빵이 전해지면서 이름도 함께 들어왔다. 16세기 일본으로 전해진 빵은 포르투갈어로는 ‘p?o’, 일본어로는 ‘팡’(パン)이라고 한다.

단팥빵은 일본의 무사 기무라 야스베(木村安兵衛)에 의해 1874년 만들어졌다. 서양에서 들어온 빵에 일본인 입맛에 맞게 단팥을 넣어본 것이다. 그런데 단팥빵이 대박나자 1875년에는 덴노(天皇)에게도 진상되었고 맛이 좋아 덴노는 물론 황후(皇后)에게도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지금도 도쿄 긴자의 기무라야(木村屋)에 가면 일본 최초의 단팥빵을 맛볼 수 있다.

붕어빵

붕어빵은 1930년대 일본의 타이야키(たい?き)가 한국에 들어오면서 생겼다고 한다. 타이야키의 타이는 한국어로 ‘도미’를 말한다. 붕어빵은 원래 도미빵이었던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도미는 ‘참돔’이라고도 불리는 고급생선인데, 일본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생선의 왕’으로 불릴 정도이니 일본인들이 타이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 것이다. 타이는 일본의 설날인 오쇼가츠에 먹는 음식이기도 하다. ‘메데타이’(めでたい, 경사스럽다)라는 말에 타이가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붕어빵에 붕어가 없듯이 타이야키에도 타이는 없지만 일본인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생선인 도미 모양의 빵을 먹으면 행운이 올 거라고 믿었던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는 도미가 아닌, 민물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친숙한 붕어가 겨울을 따뜻하게 해주고 있다.

돈가스

돈가스가 일본음식이라는 건 알고 있을 터다. 일본어인 돈카츠(とんかつ)가 한국어로 돈가스가 된 것이다. 돈카츠는 돼지를 뜻하는 돈(豚)과 영어 커틀릿(cutlet)이 합쳐진 단어다. 일본에서 돈카츠는 언제부터 먹었을까? 1800년대 중반, 서양의 커틀릿이란 요리가 일본에 처음 소개되었다. 참고로 커틀릿은 소고기나 닭고기에 튀김옷을 입혀서 내는 요리다.

1895년 도쿄 긴자의 렌가테이(煉瓦亭)라는 서양요리집에서 기다모토 지로(木田元次?)라는 사람이 돼지고기를 이용한 커틀릿을 ‘렌가테이’란 이름으로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 돈카츠의 기원으로 여겨진다.

이후 포크 커틀릿은 돈카츠라는 이름으로 정착되었고, 서민들이 즐겨 먹는 음식으로 널리 퍼져나갔다. 긴자의 렌가테이는 아직도 처음 생긴 장소에서 영업 중이라고 한다.

김밥

어린 시절 소풍날 엄마가 싸주신 김밥의 추억은 누구나 지니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김밥이 일본에서 온 음식이라면 믿을 수 있을까? 우리나라는 오래 전부터 김에 밥을 싸먹는 풍습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김밥의 형태는 스시의 일종인 일본의 김초밥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일반적이다.

실제로 일본의 후토마키(太?き)는 김밥과 상당히 모양이 비슷하다. 일제 강점기에 우리나라에 들어왔지만 그 후 우리 입맛에 맞는 양념과 속재료가 들어가면서 변화한 것이다. 지금의 김밥은 한식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일본에서 왔으면 어떤가? 우리나라가 김밥의 천국인 걸!

오뎅

겨울이면 생각나는 따끈따끈한 오뎅 국물, 그 오뎅이 일본음식이란 건 주지의 사실이다. 요즘은 오뎅이라는 일본어 대신 어묵이라는 우리말로 부르고 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서 오뎅은 어묵이 아니다. 어묵은 생선살에 여러가지 부재료를 넣고 반죽해서 찌거나 튀겨서 굳힌 걸 말한다. 이는 일본어로 치면 오뎅이 아니라 ‘가마보코’(蒲?)에 가깝다.

그럼 오뎅은 어떤 걸 두고 말하는 걸까? 오뎅(おでん)은 가마보코가 들어가는 요리 이름을 말한다. 가마보코를 비롯해 곤약과 무 등을 넣어서 끓인 냄비요리를 오뎅이라고 한다. 그럼 이것을 우리말로 하면 바로 어묵탕이 되는 것이다.

여기서 이런 등식이 생긴다. ‘어묵=가마보코, 어묵탕=오뎅’ 우리는 가마보코를 어묵이라고 뭉뚱그려 부르지만, 가마보코는 만드는 방법과 모양에 따라서 치쿠와(竹輪), 함펜(はんぺん), 사츠마아게(さつま揚げ)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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