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대로 알기] 집집마다 ‘다타미’에 욕조 갖춰

[아시아엔=심형철, 이선우, 장은지, 김미정, 한윤경 교사] 우리나라 전통가옥의 특징이 온돌이라면 일본 가옥의 특징은 다타미(畳)다. 다타미는 일본에서 전통적으로 사용해 온 방바닥 재료인데, 전통 가옥은 현관, 복도, 부엌 바닥까지 전부 다타미로 돼 있다. 지금도 일본 관광지의 료칸(旅館, 여관, 일본의 전통 숙박시설)에는 대부분 다타미가 깔려 있다. 하지만 요즘은 대개 방 하나 정도만 다타미로 꾸미기도 한다. 

다타미(畳)라는 단어는 동사 ‘다타무’(畳む, 접다)의 명사형인 ‘다타미’(畳み)에서 왔다. 처음엔 지금처럼 항상 바닥에 깔려 있는 게 아니라 얇은 돗자리나 방석 같은 형태였고, 사용하지 않을 때는 접어서 한쪽에 치워뒀기 때문에 ‘다타미’로 불렀다.

지금처럼 바닥에 고정하기 시작한 건 헤이안시대( 794~1185)에 들어서면서부터. 방 전체에 깔아두게 되면서 두껍고 무거워졌다. 헤이안시대엔 귀족들만 사용했지만 메이지유신(明治維新) 이후에는 서민들도 다타미 생활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다타미는 무겁고 두꺼울수록 좋다고 한다. 보통 두께는 5~6cm 정도로 지역마다 비슷하지만 크기에는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교토(京都)에서는 다타미 한 장의 크기가 1.91×0.955m(京間), 나고야(名古屋)에서는 1.82×0.91m(中京間). 또 이걸 반으로 나눈 반 장(半畳) 크기도 있다. 그러니까 어떤 크기의 다타미냐에 따라 면적이 달라진다.

보통 다타미 한 장은 1.82×0.91m(약1.66㎡)로 가로 세로 비율이 2대1이다. 그리고 이 직사각형을 ‘이치죠’(一畳, 한 장)라고 부르고 방의 크기를 말할 때 다타미 ‘요죠한’(四畳半, 넉장 반), ‘로쿠죠’(六畳, 여섯장)등으로 표현한다. 우리가 집의 크기를 말할 때 ‘평'(3.3㎡, 일본에서 유래한 단위)을 많이 쓰는 것과 같다. 쉽게 말해서 다타미 두 장이 한 평에 해당한다.

다타미는 고온다습한 일본의 기후에 적합하다. 습한 여름에는 천천히 수분을 흡수했다가 건조해지면 다시 수분을 방출해서 적정한 습도를 유지해 준다든. 또 두께가 있어서 어느 정도 완충 역할을 하기 때문에 약간의 방음 효과도 있다.

게다가 다타미는 볏짚을 이구사(イグサ, 등심초, 골풀)로 싸서 만들기 때문에 피톤치드 효과도 있다. 실내에서 삼림욕을 하는 것 같은 느낌도 준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습기를 머금으면 곰팡이가 생기기 쉽고 진드기 같은 벌레도 생겨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 다타미 전용 살충제를 써야 한다. 그리고 다타미는 난방기구가 아니기 때문에 겨울철에는 별도의 난방 장치가 필요하다.

일본 가정에서는 겨울철에 고타츠(こたつ)라는 난방기구를 애용한다. 고타츠는 활용도가 아주 높다. 그 위에서 책도 읽고 귤도 까먹고 밥도 먹을 수 있다. 고타츠는 테이블 밑에 전열기구가 붙어 있는 구조인데, 열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보통 테이블 위에 이불을 덮고 그 위에 판을 올려 놓고 사용한다.

일본인들이 추운 겨울을 나는 또 다른 방법 중 하나는 목욕이다. 따뜻한 물에 몸을 데우고 잔다. 여름에는 후텁지근한 날씨 때문에 목욕을 안 할 수 없다.

일본은 욕조에 한번 받은 물을 온가족이 같이 사용하기 때문에 욕실에 들어가기 전에 몸을 깨끗이 씻은 다음 들어가야 한다. 보통 가장(家長)부터 목욕을 하는데 순서가 마지막이어도 물이 식을까 봐 걱정할 필요는 없다.

대부분 욕조에 온수기가 달려 있어서 따뜻한 물을 계속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인들은 가족 구성원이 순서대로 목욕을 한 후에 남은 물로 욕실 청소도 하고 세탁도 하는 식으로 물을 절약한다.

일본의 주택 설명에서 ‘오시이레’(押入れ)나 ‘도코노마’(床の間)도 빼놓을 수 없다. 오시이레는 일본식 벽장을 말하는 것으로 방의 한 면이 후스마(ふすま, 맹장지, 두꺼운 종이를 겹바른 종이) 미닫이문으로 나뉘는 셈인데, 만화 도라에몽에서 도라에몽이 침실로 쓰는 곳이기도 하다. 원래는 침실이 아니라 침구류나 의류, 방석 같은 잡동사니를 수납하는 공간이었다고 한다.

도코노마는 다타미 바닥보다 조금 높게 만든 장식 공간으로, 벽면에는 족자를 걸고 도코다타미(床畳, 도코노마에 까는 다타미)에는 꽃병이나 인형, 미술작품 등으로 장식한다.

집집마다 자랑할 만한 것으로 장식하기 때문에 부(富)를 과시하는 용도로도 볼 수 있다. 의자처럼 생겼다고 해서 도코노마에 올라 앉는 건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이니 조심해야 한다.

2016년에 실제로 있었던 일로,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구찌(Gucci)가 화보 사진 한 장 때문에 일본 누리꾼들에게 뭇매를 맞은 적이 있다. 모델이 도코노마에 걸터앉은 사진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출처=지금은 일본을 읽을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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