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대로 알기] 한국처럼 내집 마련 ‘하늘의 별따기’
[아시아엔=심형철, 이선우, 장은지, 김미정, 한윤경 교사] 일본에서 생활하려면 먼저 뭐가 필요할까? 집이다. 어학연수나 교환학생으로 일본에 간다면 학교 기숙사를 이용할 수 있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인터넷으로 살 집을 알아보거나 여러 곳의 부동산을 돌아다니면서 집을 구하는 수밖에 없다.
일본 도쿄의 집값은 서울만큼 비싸기 때문에 외국인은 대부분 월세로 집을 구해야 한다. (한번에 큰 액수의 보증금만 주고 집을 빌리는 전세 제도는 우리나라에만 있다)
일본에서 월세로 집을 구할 때는 우선 매달 내는 집세인 야칭(家賃)이 필요하고, 우리나라의 보증금에 해당하는 시키킹(敷金)이 있어야 한다. 시키킹은 임대 보증금으로 보통 월세 세달치를 낸다. 요즘은 세달분을 부담스러워 하는 경우가 많아서 1~2달분만 주는 경우도 늘고 있다. 시키킹은 나중에 이사갈 때 청소비와 집 수리비 등을 제외하고 돌려받을 수 있다.
여기서 잠깐! 일본에서는 이사갈 때 원래대로 집을 깨끗이 청소하고 나가야 한다. 시키킹을 전부 다 돌려받는 일은 거의 없어 이것도 집세에 포함시키는 게 좋다. 그리고 부동산을 통해 거래하면 중개수수료를 내는데 보통 야칭의 한달 분이나 반달 분을 내야 한다.
그리고 일본에만 있는 것으로, 집주인에게 집을 빌려줘서 고맙다는 명목으로 사례금인 레이킹(?金)을 줘야 한다. 레이킹은 보통 야칭의 한달이나 두달분을 주는데, 이 돈은 나중에 돌려받을 수가 없다.
집이 없는 것도 서러운데 사례금이라니? 예를 들어 월세가 10000엔인 집을 구한다고 해보자. 그럼 야칭 10000엔에 레이킹 10000엔, 시키킹이 야칭 두달 분이라고 하면 20000엔, 그리고 중개수수료를 야칭 한달 분으로 계산하면 10000엔이니까 총 50000엔이 필요하다. 게다가 관리비 등을 따로 받는 곳이 많기 때문에 초기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 처음 집을 구할 때는 아무래도 목돈이 들어가니까 어떤 집을 구하든 이것저것 잘 따져 봐야한다.
일본의 집값은 도대체 얼마나 할까? 워낙 지역에 따라 다르고 도쿄에서도 역주변이냐 아니냐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정확히 얼마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런데 유도선수였던 추성훈이 살았던 도쿄 오다이바(お台場) 소재 고급 주상복합아파트는 51평 기준 월세가 85만엔이다. 우리나라 돈으로 약 850만원.
서울 도곡동의 주상복합 아파트인 타워팰리스가 57평 기준 보증금 1억에 월세 550만원 정도(2018년 8월 기준)인 점에 비춰 서울이나 도쿄나 서민들이 살기엔 집값이 너무 비싸다.
일본에서 집을 구 하려고 부동산에 가면 이상한 기호 같은 숫자가 눈에 띤다. 3LDK, 2K, 1R 같은 것이다. 뭘 의미하는 걸까? 먼저 영어 대문자 앞에 있는 숫자는 방의 개수를 말한다.
예를 들어 3LDK이면 방이 3개, LDK의 L은 리빙룸(Living room)의 약자로 거실을 말하고, D는 다이닝룸(Dining room), K는 키친(Kitchen)을 가리킨다. 2DK는 방 2개에 거실은 없고 식사 공간과 주방이 있다는 뜻이다. 그럼 2K는? 방은 2개이고, 거실과 식사 공간은 없고 조리를 할 수 있는 공간인 주방만 있다는 거다.
그리고 LDK가 모두 없는 1R은 방의 개수가 한 개인 원룸을 말한다. 주방과 식사 공간이 없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원룸과 같다.
우리나라의 아파트와 같은 고층건물은 일본에서 만숀(マンション, 맨션, mansion)에 속한다. 앞에서 말한 추성훈이 살았던 주상복합아파트도 만숀이다. 그리고 2~3층짜리 저층 건물을 코포(コ?ポ)나 아파토(アパ?ト)라고 한다.
단독주택은 잇 코다테(一?建て)라고 하고. 일본의 국토교통성 2016년 주택경제 관련 데이터에 따르면, 신축 단독주택의 전국평균 매매가는 4789만엔이다. 우리나라 돈으로 약 4억 8천만원 정도. 전국 평균매매가인 걸 고려하면 도쿄에서 단독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선 최소 5억 이상은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내집 마련은 하늘의 별따기.<출처=지금은 일본을 읽을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