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혜탁의 경제Talk] 현대백화점 ‘와인웍스’···리테일 공간에 취향을 입히다
[아시아엔=석혜탁 <아시아엔> 기획위원]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에는 와인 전문매장이 있다. 지난 1월 문을 연 와인웍스(Wine Works)다. 규모도 330㎡(약 100평)로 여타 와인 매장보다 훨씬 넓다. 와인바, 레스토랑, 커뮤니티 라운지 등으로 구성됐다.
와인 종류만 1500여개에 달하고, 와인과 곁들여 먹는 요리 종류도 20개가 넘는다. 디켄터, 오프너의 종류도 천차만별이다. 소믈리에의 와인 수업이나 시음회, 와인 파티 등도 정기적으로 진행한다. 백화점 속 ‘와인 박물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와인 마니아들에겐 천국이 아닐 수 없다.
현대백화점은 요일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저녁 8시 혹은 8시반에 영업을 종료한다. 하지만 와인웍스는 밤 10시까지 영업을 한다. 백화점 폐점 이후에도 영업을 지속한다는 의미다. 늦은 시간에 와인을 마시고 싶어 하는 와인족을 겨냥해 운영 시간을 탄력적으로 적용한 것이다.
최근 10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의 고급 백화점 ‘바니스뉴욕(Barneys New York)’이 파산 보호 신청을 했다.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위기가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추락하는 속도가 심상치 않다.
온라인의 강세를 한번에 뒤엎을 묘안을 내는 것은 지난한 일이다. 오프라인 채널이 온라인 채널보다 비교우위에 있는 점을 냉철히 인식하여 매력적인 콘텐츠를 선보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 그중 하나가 바로 ‘취향’을 리테일 공간에 입혀 소비자들의 직접적인 ‘체험’을 유도하는 것이다.
와인을 잘 모르는 와인 초보든, 와인 동호회 멤버든, 이채로운 데이트를 즐기고자 하는 연인이든 와인웍스의 고급스러운 분위기와 다채로운 볼거리에 매력을 느낄 것이다. 오프라인 채널의 위기 극복 첫 단추는 단순하지만 명쾌하다. 특별한 경험과 기억을 선사하는 것, 이 특별함을 만드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한다.